SK그룹-재계 반응 “경영공백 사태 10년만에 또…” 초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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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의 집행유예를 최악의 경우로 예상했던 SK그룹은 충격에 빠졌다. SK그룹은 31일 “무죄 입증을 위해 성심껏 소명했으나 인정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항소 등 법적 절차를 밟아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안팎에선 이번 판결로 2003년 최 회장이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후 겪었던 경영 불안이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당시 SK는 최 회장이 면회 온 임원들의 보고를 받으며 ‘옥중 경영’을 했지만 공격적으로 추진하던 중국 정보기술(IT) 사업 등이 올 스톱되면서 결국 실패했고, 생명과학 신사업 진출 등도 무산되다시피 했다. 국내에서도 영국계 펀드인 소버린자산운용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시달렸다.

SK그룹은 올해부터 총수의 권한을 물려받은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이번에 무죄 판결을 받은 최재원 수석부회장, 각 계열사 이사회 등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최 회장의 빈자리는 클 것으로 보인다.

당장 독일에서 신규 법인을 세워 추진 중인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과 인천정유 공장에 1조6000억여 원을 투자하는 ‘밸류업 프로젝트’ 등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사업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권한을 대폭 이양했다고 해도 오너가 없으면 일반적인 시설투자 외에 새로운 연구개발(R&D) 투자 등은 사실상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계는 대기업 총수의 잇따른 법정 구속으로 충격에 빠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최 회장을 법정 구속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해외에서의 우리나라 이미지 개선에 크게 공헌해 왔던 점을 재판부가 고려해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김용석·김지현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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