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對 시진핑 ‘核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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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관영언론 “北, 경솔한 행동 말라… 핵실험땐 지원 줄일것”
北국방위 “큰 나라까지 정신 못차리고 美에 눌려” 中 비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이후 북한과 중국의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다. 북한은 결의에 동조한 중국을 이례적으로 비판했고, 중국은 3차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잇달아 보내고 있다. 양국의 새 권력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간의 샅바 싸움이란 분석이 나온다.

25일 중국은 관영 언론 등을 통해 노골적인 북한 때리기를 시작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이날 칼럼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는 반드시 존중받아야 한다. 경솔한 행동은 긴장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문맥상 북한을 겨냥한 것이다. 런민일보의 자매지인 환추(環球)시보는 한발 더 나갔다. 이 신문은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면 (대북)지원을 줄이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누리꾼들의 대북 비난 여론도 고조됐다. 인터넷에서는 “북한이 또 식량을 구걸하기 위해 이런 짓을 하는 게 아니냐”, “북의 핵실험 놀이가 중국에 화(禍)를 미치고 있다”라며 엄중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에 앞서 24일 북한은 국방위원회 성명에서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를 비난하면서 “세계의 공정한 질서를 세우는 데 앞장서야 할 큰 나라들까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미국의 전횡과 강권에 눌리었다”라며 중국을 겨냥했다.

이 같은 북-중 갈등에 대해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은 ‘북한의 주체·자주 노선을 지키겠다’라는 의지를, 시진핑은 ‘더는 북한의 도발을 방치할 수는 없다’라는 일종의 길들이기 전략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부형권 기자 koh@donga.com
#북한#김정은#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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