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당선인, 현충원 참배 이어 숨진 보좌관 장지 찾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0일 11시 19분


선대위 해단식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마음도 잘 챙겨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당선인으로서의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전 8시45분경 서울 삼성동 자택을 나서 지지자들에게 환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인사한 뒤 카니발 승합차량을 타고 국립현충원으로 향했다.

경찰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오전 9시 동작동 현충원에 도착한 박 당선인은 황우여·김성주·정몽준·이인제 공동선대위원장 등 선대위 주요 인사들과 함께 현충탑에 헌화·분향하고 묵념했다.

방명록에는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과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박 당선인은 이후 오전 10시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당선 소감과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담은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기자회견 직후에는 곧바로 선거 유세 이동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이춘상 보좌관과 김우동 선대위 홍보팀장의 장지가 있는 덕양 하늘문, 일산 청아공원을 찾아 고인을 기렸다.

박 당선인은 이 보좌관의 하늘문 추모공원 납골당을 찾아 비치된 카드에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편안한 곳에 가셔서 영원한 축복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2012.12.20.박근혜"라고 메모를 남겼다.

그는 이 보좌관의 아내에게 "15년간 헌신적으로 보좌해주셨는데 그 결과를 끝내보지 못하게 돼 너무나 마음이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후 김 팀장의 납골당을 찾아 참배하고 김 팀장 아내에게 "가장 힘든 시간을 같이 해주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주셔서 우리가 말씀을 많이 따랐다"며 "(김 팀장의) 선친께서 KAL기 기장으로 유명을 달리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두 분 모두 나라를 위해 희생되셨다고 하니 더욱 가슴이 아팠다"고 위로했다.

박 당선인은 오후에 당시 함께 사고가 나 중상을 입고 입원 중인 박병혁 사진작가의 서울아산병원 병실에도 다녀왔다.

그는 오후 2시40분경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국민 대표'로 선정된 대학생들로부터 당선증을 전달받고 선대위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박 당선인은 "승리가 값진 것이지만 우리를 지지하지 않으셨던 국민의 마음도 잘 챙기고 담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야당을 소중한 파트너로 생각해서 국정운영을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박 당선인은 정오께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정몽준·김성주·황우여 공동선대위원장,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 등 선대위 관계자들과 오찬을 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박 당선인은 "정치인으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국민을 믿는 길밖에 없다. 그런데 국민을 믿으려면 진실해야 한다. 그러면 국민은 그에 소박하게보답하고, 은혜를 주고 받으며 국민과 정이 생긴다"는 본인의 정치관을 밝혔다.

박 당선인은 오후에는 주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대사와 연쇄 면담을 갖고 한반도 주변 정세와 정부간 공조 방안을 논의했으며, 저녁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반기문 UN사무총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축하를 받았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후보와도 전화통화를 하고 축하에 감사를 표하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날 현충원 정문 등 박 당선인이 방문하는 곳마다 검색대가 설치됐으며, 청와대 경호팀도 이날 새벽 투입되는 등 대선후보 때와는 달라진 위상을 보여줬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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