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미사일 발사]北 ‘ICBM 실험’ 성공… 美전역 타격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장거리미사일 기습 발사… 탑재된 위성 궤도 진입
사거리 1만3000km… 1단 추진체 한국 EEZ 낙하
金국방 “11일 로켓장착 확인… 다음날 쏠진 몰랐다”

북한이 12일 오전 9시 49분경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기지에서 미국 본토에 다다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로켓을 기습적으로 발사했다. 로켓의 기술적 결함을 이유로 발사 시한을 10∼22일에서 29일로 연기했던 북한이 이날 로켓 발사를 전격 강행하면서 한국과 미국 정보당국의 대북 감시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9시 51분 20초경 해군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미사일을 포착했다”며 “북한이 쏜 미사일의 1∼3단 추진체는 정상 작동했고 한미 정보당국은 탑재물이 지구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탑재물이 궤도에 진입해 제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지상에 추락할 수 있다”며 “(정상 작동 여부를) 최종 확인하는 데 적어도 12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로켓에 탑재된 위성이 지구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의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도 성명을 통해 북한이 쏴 올린 물체가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쏜 로켓의 1단 추진체는 변산반도 서쪽 138km 해상에, 페어링(위성 보호덮개)은 제주도 서쪽 86km 해상에 각각 낙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지역 모두 북한이 당초 로켓 추진체와 페어링의 낙하를 예고한 지역이다. 1단 추진체 낙하지점은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이 발사한 것은 사거리가 1만 km 이상의 장거리미사일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군 소식통은 “로켓의 1단 추진체 연소시간이 길어져 사거리도 1만3000km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어제 오후까지 동창리기지의 발사대에 로켓이 장착된 것을 확인하고 언제라도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철저히 대비했다”면서도 “북한이 오늘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로켓을 해체해 수리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국방부는 그런 내용을 확인해준 바 없다”며 “국민적 관심이 높아 언론이 앞서 보도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오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을 통해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높이 받들고 운반로케트 은하3호로 인공위성 광명성3호 2호기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에 따르면 위성은 97.4도 궤도 경사각으로 근지점 고도 499.7km, 원지점 고도 584.18km인 극궤도를 돌고 있으며 주기는 95분 29초이다.

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북한#미사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