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트윗 늘었지만… 막말-유언비어는 크게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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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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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리트웁스 개설 이후 변화

“안철수, 정치에 대한 태생적 고민이 없다.”

“온통 양아치 흥정이 판을 친다. 50 대 50 가상 양자대결은 양심을 버린 쪽이 이기는 악마의 선택이다. 안철수가 틀렸다.”

민주통합당 한정애 의원과 배재정 의원이 각각 지난달 중순 리트윗(RT·자신이 본 트윗을 타인에게 보라고 추천하는 것)했던 글이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오후 8시 20분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후보 사퇴를 선언하자 이들은 트윗을 즉각 지웠다. ‘어제의 적’이 ‘우리 편’이 되자 비판 흔적을 지우고 나선 것. 이낙연 민주당 의원의 트위터에선 “안철수에게 다 내놔야 하는 운명인 걸 어쩌겠나”라는 이전의 리트윗 메시지가 지워지고 “안철수님,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십니다. 제 생각이 모자랐습니다”라는 새 글이 올라왔다.

이들의 트윗은 트위터에선 지워졌지만 ‘폴리트웁스(Politwoops)’ 한국 사이트에는 그대로 남아있다. 폴리트웁스는 정치인의 무책임한 비방 글을 감시하고 유권자의 알 권리를 넓히기 위해 동아일보와 네덜란드의 비영리재단 ‘오픈스테이트’가 지난달 10일 함께 개설한 사이트다.

▶본보 11월 10일자 A1면 [단독]의원님이 지운 트윗…
본보 11월 10일자 A3면 [단독] “빅엿” “팔푼이” 올린 순간…
본보 11월 10일자 A3면 [단독] 세계 19번째 - 亞선 첫 개설…
▶본보 11월 10일자 A3면 美, 같은 당 후보 칭찬도 “정파성 금지 위반”

폴리트웁스가 문을 연 후 막말을 마구 올린 뒤 슬그머니 지우는 행태와 유언비어 트윗은 눈에 띄게 줄었다. 19대 국회의원과 광역자치단체장, 주요 대선후보 등 291명이 썼다 지운 트윗 건수는 지난달 10일 본보 보도 이후 하루 평균 36건으로 이전(하루 평균 19건)보다 늘어났다. 하지만 이 중 막말 및 유언비어 트윗의 비율은 폴리트웁스 개설 전 1%에서 개설 후엔 0.3%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논란이 우려되는 트윗을 올렸다가 슬그머니 지우는 행태를 여전히 보였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지난달 16일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양아치 후보”라고 지칭한 한 이용자의 트윗을 리트윗했다가 하루 뒤 지웠다. 이 의원실은 “실수로 리트윗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근혜 빅엿’ 트윗을 남겼던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달 3일에도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문 후보의 트윗에 ‘좌빨(진보 진영을 얕잡아 부르는 말) ××들아 공부나 해라’라고 남겼다”는 한 이용자의 트윗을 리트윗했다가 6분 만에 지웠다. 이 전 대표를 사칭한 이용자가 남긴 트윗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해명 한 줄 남기지 않았다.

권상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치인이 ‘지우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책임 있게 다루기 시작했다”며 “시민들도 그들의 트윗을 감시해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를 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폴리트웁스#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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