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예산 與 단독처리… 민주 “친박핵심이 날치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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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野의원 불참속 통과… 與 “합의 안돼 표결 불가피”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실에서 민주통합당 안규백(왼쪽) 김재윤 의원(오른쪽)이 항의하는 가운데 유승민 국방위원장(가운데)이 제
주해군기지 건설 예산안을 처리하고 있다. 뉴시스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실에서 민주통합당 안규백(왼쪽) 김재윤 의원(오른쪽)이 항의하는 가운데 유승민 국방위원장(가운데)이 제 주해군기지 건설 예산안을 처리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도 제주 해군기지 건설 예산안이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새누리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민주통합당은 물리적으로 막지는 않았지만 원천 무효를 선언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여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국방위는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제주 해군기지 건설비 2009억여 원이 포함된 내년도 방위사업청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표결에는 새누리당 간사인 한기호 의원 등 8명과 무소속 김형태 의원이 참여했다. 19대 국회에서 상임위 예산안이 단독으로 처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간사인 안규백 의원과 같은 당 김재윤 의원은 표결에 앞서 회의장에서 새누리당 소속 유승민 국방위원장에게 “제주 해군기지는 갈등이 있는 사안인데 이렇게 날치기 처리하면 안 된다”고 항의했다.

이에 유 위원장은 “그동안 국정감사와 시찰, 소위활동 등을 통해 충분히 논의했지만 여야 간사 간에 합의가 안 됐다”며 “위원장으로서는 합의가 안 되면 표결 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곧바로 표결에 부쳤고 여당 의원들이 이의 없음을 밝히면서 가결 처리됐다. 이날 국방위에서는 K-2 전차와 차기 전투기 F-X 관련 예산 등도 처리됐다.

제주 해군기지 예산은 5일 전체회의에 상정된 뒤 민주당이 해군기지 건설의 부적절성을 주장하며 예산 전액 삭감을 요구해 논란을 빚었다. 민주당은 최근 1000억 원을 삭감하자고 한발 물러섰지만 새누리당은 “국가안보에 필수적 사업”이라며 정부 원안 처리를 고수했다.

민주당 진성준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19대 국회에서 벌어진 최초의 날치기 사건”이라며 “유 위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친박(친박근혜) 핵심으로 대선이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박 후보의 지시나 승인이 없이 날치기는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회는 청와대 거수기로 전락하고 날치기가 횡행하는 무법천지가 되고 말 것임을 예고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초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충분한 합의를 이루기로 했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무시하고 정부안대로 날치기까지 불사했다”면서 “국방위가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한 전례가 없으며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새누리당의 예산 날치기를 강력히 규탄하고 원천 무효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전체회의가 끝난 뒤 보도자료를 통해 “국방위 표결은 전적으로 위원장인 저의 판단과 책임하에 이뤄진 것”이라며 “박 후보의 지시나 동의가 있었다는 일부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제주 해군기지#건설 예산안#새누리당#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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