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같은 당 후보 칭찬도 “정파성 금지 위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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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공식 트윗은 공적 자원… 선거 관련 글에 黨차원 사과

엄격히 공사(公私)를 구분하는 분위기는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 해서 예외가 아니다. 미국 이야기다. 정치인이나 공직자, 폴리페서가 수시로 SNS에 정치·사회 이슈에 대한 의견을 올리고, 문제가 되면 ‘사적 공간’이라는 방패를 내세우는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 의회는 의원들이 활용하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공적 자원’으로 분류한다. 의원 자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식 트위터 계정은 이름 앞에 하원의원이라는 뜻을 붙여 ‘@Rep.○○○’라고 표기해 사적인 계정과 구분한다. 공식 계정에는 의원의 개인적인 정파성을 드러내거나 상업적인 글을 쓸 수 없도록 한다.

실제로 미국 대선 레이스가 한창이던 8월 두 개의 트윗이 올라오며 논란이 생겼다.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폴 라이언 하원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목한 직후였다. 공화당 마이크 터너 의원은 “폴 라이언에게 진심 어린 축하의 말을 전한다”며 “그는 진정한 인재”라고 트위터를 통해 치켜세웠다. 그러자 민주당 크리스 밴 홀런 의원은 “롬니는 무당파 유권자들에게 ‘꺼지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준 셈”이라며 폴 라이언을 깎아내렸다.

하지만 이들은 몇 시간 뒤 트윗을 삭제했다. 모두 의원 공식 계정에 선거 관련 글을 올려 ‘개인적 정파성을 드러내지 말라’는 규정을 어겼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공인 신분을 이용해 글을 올려놓고 문제가 생기면 ‘개인적 의견’이라고 발뺌하지 못하도록 아예 영역을 구분한 것.

공적 영역에 대한 규제가 엄격한 탓에 미국판 ‘폴리트웁스’에선 막말을 찾아보기 어렵다. 논란이 됐던 두 의원의 트윗 역시 내용만 놓고 보면 크게 문제가 될 만한 것도 아니었다는 게 당시 중론이었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은 “선거와 관련된 글을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공식 해명까지 내놨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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