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연평도 전격 방문, 朴측 “당연” 文측 “의도 의심” 安측 “…”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 대선후보 이해 득실은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서해 연평도를 전격 방문해 북방한계선(NLL) 수호를 강조하면서 대선을 앞두고 불붙은 정치권의 ‘NLL 논란’에 기름을 붓게 됐다. 청와대는 “대통령으로서 해상 경계선인 NLL의 소중함을 현장에서 강조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대선 이슈 중 하나인 NLL 논란에 발을 담그게 됐다.

이제 정치권의 관심은 이 대통령이 이 시점에 이런 행보를 한 배경과 이에 따른 대선후보들의 이해득실에 쏠리고 있다. 참모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NLL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에 씁쓸한 심경을 몇 차례 밝혔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아무리 대선을 앞두고 있다지만 해상 영토선이나 다름없는 NLL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던 차에 이날 연평도를 방문해 NLL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에 여야 대선후보 진영의 반응은 엇갈렸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은 즉각 반발했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은 이를 환영하며 반사효과를 기대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각 후보 진영의 이해득실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대목이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새누리당에 의해 NLL 관련 소모적 정쟁이 거듭되는 시점에 이뤄진 연평도 방문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통령이 안보문제에 책임을 갖고 방문했다면 연평도가 아니라 ‘노크 귀순’으로 철책선이 뚫린 동부전선이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으로 NLL 논란이 정상회담 대화록 내용에 대한 실체 규명보다는 ‘문재인=노무현=NLL 포기’라는 이미지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이에 새누리당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NLL 수호마저 선거에 악용하는 민주당을 규탄한다”며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영토를 목숨 걸고 확고히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는 너무나도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이 NLL 공방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을 높이고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안보 프레임’을 부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안보에 대해선 보수’라던 안 후보 측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며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이명박#연평도#대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