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네스코 한국委 사무총장 내정설…‘무늬만 공모’는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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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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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교과부 낙하산 거래… 타후보 사퇴 종용”
24일 지원자 면접… 일부 심사위원 ‘나눠먹기’ 폭로
“대사에 교과부 출신 앉힌 대가로 총장엔 외교부 출신”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제19대 사무총장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에서 공모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기관이다. 공모절차를 통해 낙하산 인사나 부처 간 나눠먹기 인사를 보기 좋게 포장하는 이른바 ‘무늬만 공모’가 여전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본보 3일자 A1면 내정 인물 5순위 밀리자 후보늘려 낙점

유네스코 한국위 사무총장 후보심사위원회는 24일 지원자 5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해서 이 중 점수가 높은 2명을 집행위원회에 무순위로 추천할 예정이다. 교과부 장관은 이들 중에서 1명을 10월 중순 임명한다.

하지만 심사위원회의 A 위원은 23일 “민동석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사무총장에 앉히기 위해 교과부가 다른 유력 후보에게 지원을 철회하라고 종용하는 등 압박을 넣고 있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한국위 교육위원회 의장을 맡았던 B 교수는 지원서를 냈다가 철회했다. 전택수 현 사무총장에게도 면접에 가지 말라는 의견을 정부가 전달했다는 주장도 있다.

A 위원은 “8월에 이상진 전 교과부 제1차관을 유네스코 대표부 대사로 임명할 때 교과부와 외교부 장관 사이에 이뤄진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 장관이 임명하는 유네스코 대사 자리에 교과부 출신을 보내는 대신에 교과부 장관이 임명하는 유네스코 한국위 사무총장에 외교부 출신을 앉히기로 했다는 말이다.

유재건 한국유네스코협회연맹 회장도 “교과부와 외교부 장관끼리 협의해 사무총장에 누구를 보내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외교부와 교과부 내부에서도 “이 전 차관을 유네스코 대사로 보내기 위해 교과부 장관이 유네스코 한국위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외교부와 거래를 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유네스코 한국위 사무총장은 임기가 4년으로 지금까지는 교수 또는 교과부 출신이 임명됐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후보들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라며 “민 전 차관이 지원자 중 커리어(경력)가 뛰어나긴 하지만, 내정됐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민 전 차관도 “그런 이야기(내정설) 하지 마라. 이걸(사무총장) 위해 몇 달 동안 준비했고, 일요일인 오늘(23일)도 내일 면접 준비를 하고 있다. 내 힘으로 해서 되는 거다. 내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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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절차#유네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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