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통진당에 돈-표 대는 들러리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6일 03시 00분


“통진은 진보당 아닌 퇴보당” 조준호 前위원장 밝혀
유시민 “이번 대선 불출마”… 탈당 가능성도 시사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통합진보당 조준호 전 공동대표(사진)가 당의 최대 주주인 민노총에 대해 “돈과 표를 대는 들러리였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4일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통진당이) 노동자, 농민, 서민의 정당이면 그들이 비례대표 후보의 중심에 서야 하는데, 막상 선대위원장을 맡고 보니 전부 정파에서 내세우는 후보들이 중심에 서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2월 노동계 몫으로 공동대표를 맡았던 그는 “나를 통진당 공동대표로 추대한 것도 2%대로 추락한 당의 지지율 속에서 어떻게든 민노총의 조직력이 필요해 급히 SOS를 친 격”이라며 “딱 가보니 정말 가관이었다”고 비판했다. 정파집단이 주인 노릇을 하면서 정작 당의 주인인 노동자, 농민은 당의 주변부로 밀려났다는 얘기다.

비례대표 부정경선 1차 진상조사위원장이었던 조 전 대표는 5·12 중앙위원회 당시 구당권파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해 목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그는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우리 내부의 성찰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우리는 진보당이 아니라 퇴보당을 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조 전 대표는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에 대해 “당의 공식적인 결정사항을 의원들이 무슨 특권을 갖고 거부할 수 있는 것이냐”며 “당의 공식 결정을 거부한 상태에서 모든 일은 없었던 것으로 하고 다시 화합하자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당원들의 탈당 러시에 대해 “개별적으로 탈당하기보다는 함께 모색하면서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당권파 이정희 전 공동대표의 대선후보 출마 논란에 대해선 “이 전 대표가 출마한다면 또다시 국민의 마음을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한편 유시민 전 공동대표는 5일 강원 강릉시에서 열린 자신의 팬클럽 ‘시민광장’ 캠프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당원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지만 탈당도 고려할 수 있다”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민주노총#조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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