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中 왕자루이 단독 접견 ‘외교 데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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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행복이 黨목표” 밝혀
로켓발사로 불편해진 北-中… 조기방중 통해 개선 가능성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방북 중인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접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김정은이 단독으로 외교사절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이 외교무대에 데뷔함에 따라 중국 등 외국 방문도 사실상 시기 조율만 남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대표단을 접견하고 만찬을 베푸셨으며 왕자루이 동지와 따뜻하고 친선적인 담화를 하셨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 신화통신은 김정은이 면담에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생활수준을 증진해 주민이 행복하고 문명적인 생활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당의 목표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과 왕자루이 간 대화의 초점은 북-중 관계 증진을 통한 경제협력 강화에 집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만찬에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이수용 전 합영투자위원장이 참석한 사실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번 외교무대 데뷔로 김정은의 중국 방문이 조만간 실현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일은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하고 6년이 지난 2000년 5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러시아는 이듬해 7월 방문했다. 김정은은 모든 승계 과정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어 해외 방문도 그만큼 빠를 것으로 보인다.

전병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4월 장거리로켓 발사로 불편해진 북-중 관계가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의 방중과 왕 부장의 방북 등 ‘당 대 당’ 관계의 개선을 통해 부분적으로 회복된 상태”라며 “경제개혁과 대외정책 전환을 위해서도 중국의 도움이 필요한 만큼 김정은의 조기 방중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김정은#외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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