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인사청문회…각종 의혹제기 봇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6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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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 "지금 기준으론 논문 표절..평생 부동산 투기한적 없다"
민주 "논문 7편 표절 백화점..제자 논문 표절도"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에대한 16일 국회 운영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각종 의혹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 의원들은 10시간에 걸쳐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 △논문표절 논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연임 불가' 공세를 폈다. 새누리당 측도 비판적인 의견을 적지 않게 제시했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후보자의 7편의 논문은 타인 논문 훔치기, 자기 논문 베끼기 등 표절 백화점"이라며 "게다가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재직시 특강을 통해 5곳에서 각각 100만원 안팎을 챙긴건 40만원 이상의 강의료를 받을 수 없도록 한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또 박기춘 의원은 "범죄자를 앉혀놓고 인사청문을 여는 것 자체가 수치로, 현 후보는 인사청문 대상자가 아니라 사법처리 대상자"라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우원식 의원은 북한인권사례집에 탈북자들의 실명이 공개된 것을 놓고 "사람 이름을 공개하면 어떡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뒤 "북한에 있는 사람들이 죽으면 당신이 책임질거냐"고 따졌다.

새누리당의 김기선 의원은 "고3 때 100㎏이던 아들이 1년 만에 체중 13㎏이 불어 4급 판정을 받고 공익근무요원이 됐다"며 "의도적으로 체중을 늘린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위장전입 논란과 관련해서는 "(동대문구) 장안동에 1평짜리 집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다"며 "한 달 만에 연립주택이 들어서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 있다"고지적했다.

같은 당 이철우 의원도 "그 정도로 투기하고 논문을 표절했으면 여기서 더 이상진도 나갈 필요없이 그만둬야 한다"며 자진사퇴를 압박했고, 이장우 의원도 "표절이 맞는 것 같다. 후보가 정중하게 사과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대출 의원은 "차량운행일지에 청와대 방문 3회가 누락됐다"고 지적하고 "청와대 방문 사실을 감추기 위한 것이 아닌가. 은밀한 협의나 은밀한 지침을 받기 위해 한 것인지 의심을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 후보자는 답변을 통해 "재임 3년간 충분히 최선을 다했고, 국가인권이 향상됐다"고 자평했다.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에 대해 "아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몸이 과체중이었고 재수를 하면 몸무게가 늘었고 신체검사를 받으니 113㎏이 됐다"며 "불시에 통지를 받고 재검을 받았는데 똑같이 113㎏이 나왔다"고 해명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에 현 후보자는 "제가 (장안동에) 이사할 때 16가구가 사는 건물이 있었고 연립주택이 많았다. 제가 거기 3년을 살다가 강동구 고덕동으로 이사 왔다"며 "우리가 들어가고 한 달 뒤에 환지가 돼서 번지가 바뀐 것일 뿐, 평생에 부동산 투기를 한 적 없다"고 답했다.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서는 "2004년에 인용에 관한 기준이 생겼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표절이죠"라고 표절을 시인했다. 자신의 2008년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에 대해서도 "의원들 말씀이 대개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고, 고액특강료 논란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현 후보자는 지난 5월 청와대에 들어가 북한인권 관련 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인권위가 민간인 불법사찰 조사에 대해 조율한 의혹이 있다는 민주당 송호창의원의 질의에 "청와대를 나올 때 하금열 대통령실장이 '(직권조사를) 하고 있죠'라고 물어보니까 '예' 했을 뿐"이라고 간단히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하 실장이 물어보니 인권위는 검경수사와 다르기 때문에 법대로 될 것"이라고 답한 게 맞느냐는 송 의원의 질의에는 "100%는 아니지만 대개 그런 취지였다"고 답변했다.

그는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 그렇게 말한 건 안심하라는 뜻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럴 수 있을 것도 같다"면서도 "물어보니까 (대답한 것이지) 다른 저기(의도)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 후보자는 업무추진비 1억5000여만원이 술값과 일식값으로 사용됐다는 지적에 "술을 입에 안대고, 생선도 잘 먹지 않는다"라고 했다가, "음식점에서 농어탕과 회초밥을 잘 시켜드신다고 한다"는 반박이 나오자 "손님 접대할 때 대게 그렇게 한다"고 말해 거짓말 논란이 일었다.

한편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후보 별명이 '불통 박근혜'고, 현 후보자도 '불통 현병철'이다. 사퇴가 박근혜 후보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언급하자,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이 "상대방 유력주자에 대해 서로 예의를 지키길 바란다"고 반박해 여야간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청문회 도중 2010년 중증장애인들의 인권위 점거농성과 관련, 현 후보자가 "전기를 끊은 적은 없었다"고 답변하자 방청석에 앉아있던 장애인들이 "거짓말"이라며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운영위는 18일 오전 전체위원회를 열어 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한다. 민주당 등 야당은 연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새누리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아 청문보고서에 부정적 의견이 적시될 가능성도 커보인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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