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화 역풍 맞은 박근혜, 다시 민생 속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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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 대구 강원 부산 방문 정책 행보로 국면전환 시도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은 14일 전남 나주의 녹색농촌 체험마을인 화탑마을을 방문한 데 이어 17∼19일 대구, 강원, 부산지역을 잇달아 방문한다. 13일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파문에 대해 ‘작심 발언’으로 정면 돌파한 이후 대선 정책 행보를 재개하는 모습이다.

박 의원 경선 캠프 측 관계자는 “이제 정 의원 파문은 박 의원의 손을 떠났다”며 “당 지도부가 잘 수습해 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당화 비판에 직면한 박 의원이 더이상 수습 발언을 내놓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캠프는 일단 박 의원의 작심 발언이 정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파문으로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뻔한 당을 건져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박 의원이 당의 혼란을 수습하려다가 ‘사당화’ 논란을 불러오는 등 오히려 진흙탕에 함께 빠져버렸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당장 박 의원은 이한구 원내대표를 설득해 16일 업무에 복귀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막아냈지만 ‘사퇴 쇼’를 했다는 야권의 비판에서 박 의원 역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사당화 논란’이 더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결과적으로 친박(친박근혜)계인 이 원내대표는 구해내고 쇄신파인 정 의원은 내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는 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박 의원이 지도부의 손을 들어준 꼴이 된 것이다. 13일 의원총회에서도 대국민 사과를 하는 마당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당내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의 복귀로 사과마저 진정성을 잃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박 의원은 당장 당내 문제에 대해 언급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비박(비박근혜) 대선주자들과 정 의원과 가까운 소장파에서는 박 의원을 상대로 이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 태세다. 박 의원은 이에 대응을 하기도, 마냥 모른 척하기도 힘들다. 당분간 박 의원이 지역 현장을 찾는 정책 행보에 매진하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박 의원은 15일 자택에 머물며 다음 날 예정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 준비에 열중했다. 박 의원 캠프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www.park2013.com)를 열었다. 홈페이지에는 전국 16개 시도와 해외 등 지역별 토론광장을 마련했으며 박 의원의 현장방문 때마다 국민들에게서 받고 있는 희망엽서 내용을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새누리당#박근혜#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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