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세종시다]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인터뷰 “올바른 먹거리, 온 국민이 함께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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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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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에게는 건강을, 농촌과 농업인에게는 활력을 주는 상생의 철학이 바로 ‘식사랑농사랑운동’의 정신입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사진)은 올해 농협이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食(식)사랑農(농)사랑운동’의 출범 배경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최 회장은 현대인이 고민하는 비만 고혈압 당뇨 등 생활습관병은 식생활 개선을 통해 고칠 수 있고, 더불어 농촌을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 식사랑농사랑 운동의 출발점은.

“현대인들이 시달리는 건강문제, 우리 농촌과 농업이 처해 있는 문제를 다같이 해결하는 방법은 현재 분리된 식(食)과 농(農)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다시 하나로 보게끔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식사와 농사가 결코 다르지 않다는 식농불이(食農不二) 정신이 본 운동의 바탕입니다.”

- 쉽게 설명해 달라.

“가난했던 과거에는 영양실조로 많은 사람이 힘들었습니다. 굶주림에서 해방된 지금은 또 다른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죠. 맛에만 탐닉하는 음식문화는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의 범람과 각종 식품첨가물 등의 남용을 초래했습니다. 이로 인해 어린이들의 체격은 커졌으나 체력은 오히려 몇십 년 전보다 못하게 됐습니다. 이는 잘못된 식습관 때문입니다. 식습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 자연히 우리 농업의 소중한 가치를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 과거 다양한 캠페인을 추진하면서 반성할 게 있다면.

“그동안에는 먹는 것과 관련해 ‘소비자 따로, 생산자 따로’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원래는 하나인데 말이죠.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우리 농업과 농촌을 생각하지 못하고, 농업인들도 자신이 생산하는 농산물을 먹는 소비자들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즉, 식과 농을 하나로 보는 전통 관점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 어떤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가.

“소비자들이 우리 땅에서 나는 제철 농산물을 찾고 사랑하게 되면 신체엔 건강한 에너지가 충만할 것입니다. 그러면 수입 개방에도 우리 농산물 소비는 증가할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 농업도 국민의 사랑을 기반으로 더욱 품질 좋은 농산물 생산에 힘써 농가 소득 증대는 물론 식량자급률 증가까지 이뤄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 농협만의 운동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는 풍요로운 먹을거리 중 무엇을 먹을 것인지 고민하는 시대지만, 올바른 먹을거리를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 식단의 70% 이상이 정체불명의 수입 농산물이며, 바쁘다는 이유로 첨가물이 많은 인스턴트식품을 섭취해 국민건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식사랑농사랑 운동에 소비자와 농업인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동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 회장은 “식량안보와 식량주권이라는 말이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생존의 기본 바탕인 먹을거리를 해외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며 “도시 소비자들이 바람직한 식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그리고 농업인들이 안정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식과 농은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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