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에 갇힌 정치권]이해찬 “新매카시즘” 임수경 옹호… 與 “의원 자격심사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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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논란 확산… 대선 이슈로 급부상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이어 민주통합당 임수경, 이해찬 의원으로까지 종북 논란이 확산되면서 대선 정국을 앞두고 종북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다.

민주당 유력 당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은 4일 ‘북한 인권 문제 개입은 내정간섭’이라고 한 데 이어 5일에는 임 의원을 옹호하면서 “새누리당 등의 신(新)매카시즘 선동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주장했다. 통진당 두 의원의 제명을 주장해온 새누리당은 민주당 두 의원을 겨냥해 “국회의원 자격심사가 필요하다”며 전선을 확장했다. 당 차원에서 ‘종북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 이해찬 “색깔론 음모”

민주당 이 의원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4일 자신의 북한 인권 발언이 논란을 낳고 있는 데 대해선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이 대선을 정책선거가 아닌 구태의연한 공작정치, 낡은 시대의 유물인 색깔론으로 몰아가고자 하는 음모”라며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의 신매카시즘 선동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임 의원의 ‘변절자’ 발언은 탈북자에게 한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 의원(하태경 의원)에게 한 말”이라고 변호했다.

그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가관’을 들어 통진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제명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매카시즘보다 더 악질적인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인권법에 대해선 “인권이라고 하지만 북을 압박, 비난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총리 시절이던 2005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 기념 남북공동행사를 앞두고 보수단체가 인공기 소각 행사를 예고하자 당국의 엄정 대처를 지시한 바 있다.

당내에선 이 의원이 자신의 실언(失言)을 ‘보수 대 진보’의 대결로 물타기해 당대표 경선에서 반전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당직자는 “자기 살겠다고 당 전체를 구렁텅이로 끌고 들어간다는 반감이 적지 않다”고 했다.

당내 대선주자인 손학규 상임고문은 5일 전북대 특강에서 “북한은 결코 정상적인 국가라고 볼 수 없다”며 “주민들이 굶어 죽는데 핵개발에 돈을 쓰고 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의원의 ‘내정간섭’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묻자 “북한 인권에 대해 우리는 떳떳이 할 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상임고문도 당내 ‘초생달(초선의원 민생현장을 달려가다)’ 소속 의원들과 군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권은 보편적 규범으로 이념을 떠난 문제다. 우리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 증진과 향상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새누리당, 공세 강화

새누리당은 민주당 임수경, 이해찬 의원에 대해 국회의원 자격심사 필요성을 언급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황우여 대표는 두 사람을 지칭해 “과연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는 국회의원으로서 헌법에 대한 충성을 맹세할 수 있는가, 자격을 갖추었는가를 심사하는 데까지 이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통진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제명을 추진하는 동시에 민주당 임, 이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인권법을 발의한 윤상현 의원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임 의원에 대해 “대한민국 국회의원인지,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인지 분간이 안 된다. 충성의 대상이 어디냐”고 따졌다. 그는 이해찬 의원에 대해서도 “인권은 내정간섭을 뛰어넘는 보편적 가치다. 옆집의 술에 취한 아버지가 아이를 두들겨 죽일 지경인데 그 집에 들어가 아버지를 말리고 아이를 구하는 게 주거침입이냐”라고 반문했다.

새누리당 대선주자인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남북청년행동 긴급 좌담회에 참석해 이 의원을 향해 “북한의 인권과 민주화운동에 관심 없이 어떻게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을 했고, 인권운동을 했다고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2005년 새누리당에선 처음으로 북한인권법을 발의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온 세계가 (대한민국을) 인정하는데 내부에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충일을 하루 앞두고 6·25전쟁 참전자, 제2 연평해전 순직자 유족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였다.

[채널A 영상] 이해찬 “北 인권법, 외교적 결례”…방송중 전화 ‘뚝’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해찬#색깔론#임수경#종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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