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 구조의 당권파, 권력위해 수단 안가리고 전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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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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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 혁신파, 당권파의 비민주성 공개 비판

고개 숙인 강기갑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소통, 통진당의 혁신을 위하여’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참석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고개 숙인 강기갑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소통, 통진당의 혁신을 위하여’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참석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당은 특정 정파의 도구가 아니다. 그럼에도 당권파로 지목된 세력은 민주적 운영원리나 질서를 파괴하면서까지 당과 국민보다 정파의 논리와 이익을 앞세우는 모습을 보였고 ‘당원’의 이름으로 그런 행위를 합리화하려 했다.”

통합진보당 혁신파인 박원석 당 새로나기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31일 공개적으로 당권파의 패권주의와 비민주성을 정면 비판했다. 이날 특위가 국회도서관에서 연 ‘민주주의와 소통, 통진당의 혁신을 위하여’ 토론회에선 당권파의 비상식적 행태가 적나라하게 지적됐다. 그간 이런 비판은 당내에서 비공식적으로 나오거나 바깥에서 제기돼 왔다. 혁신파가 당권파의 적나라한 치부를 드러내놓고 공론화하기 시작한 것.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나만 옳다고 외치는 사람이 국민 혈세를 지원받는 공당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당권파는 자신들을 비판하는 당원들과 국민들을, 진실을 모른 채 비당권파와 보수 언론에 속고 있는 사람들로 치부했다”며 “이는 국민 위에 당이 있고 그 위에 정파가 있다는 오만함”이라고 말했다. “그 이면엔 ‘우리가 곧 진리이며 누가 뭐라든 우리가 옳고 우리 아니면 안 된다’는 비뚤어진 신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도 했다.

박 위원장은 경기동부연합의 존재를 부정하는 당권파에 대해 “실체가 있는 걸 없다고 주장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당권파 실세 이석기 의원에 대해서도 “민주노동당 당원도 아니었던 그분은 대체 어디서 누구를 상대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이라는 공당의 중차대한 진로 문제를 발의하고 논쟁해 관철시켰다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체도 모호하고 공식적인 책임도 지지 않는 ‘서클 구조’의 다수파가 당과 정치의 발전보다 자기 정파의 권력과 이익 추구를 더 우선에 놓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집요하게 권력을 전유하고 전횡하면 패권이 된다”고 꼬집었다. 또 “평생 정치를 통해 대중 앞에 나서서 검증받을 의사도 없는 사람들이 당 운영과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불가사의한 상황이 나타났다”며 당권파의 비민주적이고 폐쇄적인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통진당이 다른 정당에 비해 우월한 점이라고 자랑해온 진성당원제에 대해서도 특정 정파가 당권이나 공직후보 선출을 위해 당원들을 동원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당의 정치인들이 국민에 대한 책임의 정치보다 당원들을 향한 신념의 정치에 주력하게 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비례대표 경선 부정 파문 이후 “세상에 100% 완벽한 선거는 없다”고 주장한 이석기 의원에 대해선 “이해할 수 없는 인식 체계와 궤변으로 고립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이 대표였던 CNP전략그룹의 실체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토론자로 나선 최순영 전 의원은 “2008년 민노당 분당사태 이후 비대위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당의 빚 50억 원 중 20억 원이 홍보비였고 이를 CNP에 맡겼더라. 당시 관련 당직자들을 대기발령시켰는데 다 원직복귀됐다. 당시에 그들을 정리했으면 이런 사태가 오지 않았다. 개같이 번 돈은 정승처럼 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통진당 사태에 대해 “먹을 게 생기니 서로 먹겠다고 난리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토론회에 당권파는 나타나지 않았다. 김재연 의원은 이 시각 장애인 당원들이 주최한 ‘조윤숙 비례대표 후보 당기위 제소 철회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석기 의원은 이날도 국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이정희 전 공동대표의 보좌진이었던 경기동부연합 출신의 김정엽 비서관이 지난달 30일 이 의원 보좌진으로 등록됐다고 국회사무처가 밝혔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통합진보당#당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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