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와 단일화후 공동정부 가야”…‘M&A연합’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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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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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측 “지분 나눠먹기로 비칠수도” 말 아껴文 ‘DJP 연합’ 벤치마킹 대통령-총리 분담 구상한 듯… 원탁회의 이어 安 끌어안기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얼굴)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연합 공동정부를 제안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문 고문은 11일자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 원장과의 단일화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며 “단순히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후보가 되고 정권을 장악하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연합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9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처럼 두 사람이 각각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맡아 공동으로 국정을 이끌자는 구상으로 분석된다. 이른바 ‘M&A(문재인과 안철수)’ 연합이다. 2010년 6·2지방선거 이후 지속된 단순한 야권연대 차원을 넘어 정권교체 이후 권력 분점을 전제로 구체적인 집권 전략을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문 고문 측 관계자는 “전혀 새로운 구상이 아니다”고 했다. 문 고문의 평소 지론이란 것이다. 문 고문은 민주당 입당 전인 지난해 9월 1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혁신과통합’ 정치콘서트에서 “야권 대통합의 목적은 정권교체를 통해 진보개혁진영의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라며 그 실례로 야권 단일후보로 당선된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진보진영 인사를 도정에 참여시키고 있다는 점을 소개한 바 있다.

당 안팎에선 문 고문이 안 원장을 거명해 연합 공동정부 구상을 밝힌 점은 의미가 크다는 얘기가 많다.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 경선으로 야권연대론이 위축된 상황에서 안 원장을 끌어들여 ‘민주개혁진영 총연합’에 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재야 원로들로 구성된 ‘희망2013·승리2012 원탁회의’도 최근 통진당의 행태를 비판하면서 “12월 대선에서의 연대는 아직 정당구조에 포섭되지 않은 안철수 지지 세력을 끌어안는 연대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원장 측 관계자는 “안 원장이 아직 대선 출마에 대한 고민과 검토가 끝나지 않은 상황인 데다 문 고문의 제안은 ‘지분 나눠먹기’로 비칠 수도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문 고문은 인터뷰에서 “안 원장과는 정권교체를 바라보는 관점, 향후 우리 사회의 방향이나 가치를 보는 시각, 시대정신 등에서 많이 가깝다. 얼마든지 합칠 수 있다”며 “공동정부는 집권할 경우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충 등 여러 계획들을 안정적으로 끌어가는 세력 기반을 확대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누가 대선후보가 될지에 대해선 “제가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면 제가 주역 역할을 하는 것이고, 국민의 평가가 그렇지 않다면 정권교체에 조연 역할을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문재인#안철수#M&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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