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예비주자 11명 SWOT 분석]11인 러너, 절대강자는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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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이 약점, 위기는 기회… 11인 러너, 절대강자는 없다

《 대선 정국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총선 후 더욱 단단해진 ‘박근혜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여야 대선주자 11명이 출사표를 냈거나 출마를 예고하며 다자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대선을 7개월여 앞둔 시점 치고는 꽤 많은 편이다. 벌써 각 주자는 자신만의 콘텐츠와 메시지를 가다듬기 시작했다. 동아일보는 기업이 시장분석을 할 때 사용하는 SWOT(Strength, Weaknees, Opportunity, Threat·강점, 약점, 기회, 위협) 기법의 틀로 각 주자들의 장단점과 정치적 환경을 분석했다. 》
○ 박근혜, 신뢰의 정치인 vs 포용력 부족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최대 강점은 ‘원칙과 신뢰’란 정치 브랜드다. 박 위원장은 고집스러울 만큼 한 번 내놓은 말이나 약속은 상황 변화가 있다고 해도 번복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한 세종시 수정안 반대가 대표적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후광도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다. 박 위원장의 강점은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원칙주의는 포용력과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이미지로, 견고한 지지층은 ‘표의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으로 연결된다.

4·11총선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새누리당의 승리를 이끌며 탄탄해진 당 안팎의 입지는 박 위원장에게 기회다. 새누리당은 총선을 기점으로 인물과 정책 모든 면에서 사실상 ‘박근혜당’으로 탈바꿈했다. 반면 ‘박근혜 대세론’에 맞선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의 집중 공격과 여권 분열 가능성은 상존하는 위협 요인이다.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하며 이명박 정부와 거리 두기를 해 왔지만 ‘정권발 악재’는 박 위원장이 안고 가야 할 과제다.

[채널A 영상]박근혜, 완전국민경선에 왜 부정적일까?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문재인, 친노그룹 지원 vs 脫노무현 미흡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게 ‘노무현의 남자’라는 별칭은 강점이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라는 사실과 ‘충직’ ‘성실’ 등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총선에서 낙동강 전투를 지휘하며 유력 대선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그 이미지가 유력한 주자 반열에 오른 후로는 앞으로 나아가려는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 고문도 그동안 수차례 “참여정부보다 잘할 수 있다”며 ‘탈노무현’을 외쳤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로 보여준 게 없어 선언적 구호에 머물고 있다. 민주당의 5·4 원내대표 경선과 6·9 전당대회는 그에게 기회가 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다소 높아 보인다. 사실상 지지한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이 ‘대안 부재론’으로 연결되며 대세로 굳어진다면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권파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선 결과가 반대로 나온다면 최대의 위기가 기다릴 수도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안철수, 새 정치 기대감 vs 국정능력 의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강점은 크게 3가지다. 의대 교수→성공한 벤처기업가→대학교수로 직업을 바꾸며 보여준 자기혁신적 성취가 첫 번째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며 얻은 ‘배려’ ‘희생’에 안철수재단 설립으로 추가한 ‘나눔’은 안 원장만의 정치적 자산이다. 여기에 성공을 위해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살았다’는 청교도적 이미지까지 겹쳐 ‘안철수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현실정치 경험이 없다는 것은 강점이자 약점이다. 기성 정치에 물들지 않았다는 게 강점이라면,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되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부호도 따라다닌다.

민주통합당 5·4 원내대표 경선이 그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결과에 따라선 ‘안철수식 정치’에 대한 기대치가 급등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에도 대선 출마를 놓고 머뭇거린다면 ‘권력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초래하며 위협적 상황을 자초할 수도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김문수, 서민적 이미지 vs 대중성 부족


김문수 경기지사는 노동운동 경험, 택시 운전 등으로 쌓인 서민적 이미지가 강점이다. 지사로서 보여준 추진력과 행정 경험도 다른 후보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반면 중앙정치 무대에서 멀어진 탓에 전국적인 인지도가 낮고 대중성도 부족한 편이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수도권 공략이 절실하다는 여권 내 공감대가 경기지사에 두 번 당선된 김 지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4·11총선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김문수계’가 대거 낙선해 당내 기반이 약해졌다. 몇 번의 말실수에 따른 구설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손학규, 행정-정무 경험 vs 정통성 논란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4선 의원, 경기지사,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지내 정무 및 행정 경험이 뛰어나다. 이념성향도 중도보수와 중도진보를 아우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한나라당 출신’이란 정통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고, 인지도는 높으나 지지율이 낮은 것이 약점이다. ‘이해찬-박지원 연대’가 불발에 그치고 이를 추인했던 문재인 상임고문이 타격을 받거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향후 검증 과정에서 약점을 드러낸다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야권 대선후보 경쟁구도가 ‘안철수 대 문재인’으로 굳어지면 손 고문은 도약의 기회를 잡기 힘들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정몽준, 글로벌 리더 vs 재벌 2세 꼬리표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의 강점은 높은 인지도와 대중성이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현대중공업을 초우량 기업으로 키워낸 경영능력, 국제무대 활동으로 ‘글로벌 리더’ 이미지를 가진 것도 강점이다. 그러나 재벌 2세로 서민과 거리감이 있다는 인상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4·11총선에서 정 전 대표는 새누리당의 취약지인 서울에서 무난히 승리를 거둬 수도권에서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현대그룹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 인기가 하락하면서 기업인 출신 정치지도자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된 것은 불리한 환경이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김두관, 이장출신 知事 vs 정치경험 부족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시골마을 이장부터 군수, 장관까지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빼어난 친화력은 큰 강점. 친노(친노무현)그룹에 속하지만 핵심 인사가 아니라서 비노(비노무현)그룹의 거부감도 적다. 반면 중앙정치 경험이 부족하고 대선주자로서는 인지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같은 친노그룹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최근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휘말리는 등 정치적 미숙함을 드러낸 것은 김 지사에게 기회다. 그러나 그의 출마선언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임기를 채우겠다”고 한 약속을 어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당적을 갖지 않겠다”는 약속은 2월 민주당 입당으로 이미 깼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임태희, 검증된 전문성 vs MB맨의 한계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여권 내 대표적인 관료 출신 정치인으로 전문성이 검증된 테크노크라트라는 게 강점이다. 대통령실장으로 국정 전반을 관리해 본 경험도 그에게 플러스 요인이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MB 맨’으로 ‘정치적 낙인’이 찍힌 것은 단점이다. 임 전 실장은 2007년 대선 당시만 해도 중립이었지만 이젠 옛날 일이 됐다. 당 정책위의장,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장 등을 지내 정책 대결 시 상대적으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 MB 정부와의 선 긋기가 공론화된다면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할 수도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정세균, 화합형 리더십 vs 무색무취 이미지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화합형 리더십의 소유자다. 그는 당 대표 시절에도 반대 의견을 가진 지도부 인사들을 끝까지 설득해 큰 마찰 없이 안건을 관철시키곤 했다. 당 대표를 2번이나 지냈으면서도 대선주자 지지율이 1%대를 벗어나지 못한 건 약점이다. 무색무취한 이미지 탓이라는 평가도 있다. 정 고문은 4·11총선에서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를 꺾고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당선됐다. 호남 의원 출신 중 유일하게 서울에서 당선돼 ‘호남 대표 대선주자’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역할분담론’이 관철되면 당내 입지가 줄어들 수도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이재오, 뛰어난 추진력 vs 당내기반 약화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화운동가 출신으로 청렴하고 서민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돌파하는 추진력과 집요함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2인자라는 굴레와 당내 투쟁에서 쌓인 강성 이미지는 극복해야 할 약점이다. 이 의원은 4·11총선에서 ‘나홀로 선거 운동’을 통해 5선 고지에 올라섰다.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이 대통령을 당선시켰던 전국 조직 상당 부분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측근들이 대부분 공천에서 탈락해 원내에서 단기필마 신세가 됐다. 친박(친박근혜) 진영의 불신과 경계감도 매우 크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 정동영, 진보세력 지지 vs 지난 대선 패자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MBC 앵커 출신으로 전국에서 인지도가 높다.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지내 남북관계에 밝다는 이미지도 있다. 2007년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로 나서 큰 표 차로 패한 건 약점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통과 때 보여준 비타협적 강성 이미지도 부담이다. 한진중공업 사태 등 노동 및 사회적 약자 문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진보세력의 지지를 얻고 있다. 특히 20, 30대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새누리당 텃밭인 서울 강남을에서 떨어졌고 민주당이 친노(친노무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입지가 좁아진 건 위협 요소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12·19대선#새누리당#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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