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로기구(IHO)가 발간하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 책자에 동해 표기를 관철하려는 정부의 시도가 일본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모나코에서 23일부터 닷새간 열리는 IHO 총회는 첫날 안건으로 일본해와 동해의 병기 문제를 논의했으나 한일 간 의견차가 팽팽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안건에 대한 논의는 25일 오전 회의에서 재개될 예정이다.
한국 측 대표단은 총회에서 “이번에 개정되는 제4판 책자에는 반드시 동해가 병기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조목조목 근거를 제시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일본해 단독 표기는 이미 국제적으로 확립된 것”이라며 맞섰다. 다른 회원국들은 “당사자 간 협의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고 결국 알렉산드로스 마라토스 의장이 25일로 추가 논의 일정을 잡았다. 25일에도 양국 간 합의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IHO는 이번에도 책자를 발간하지 않고 이 결정을 5년 뒤 다음 총회로 넘길 가능성도 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표결에 부칠 합의안조차 도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표결까지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 당국자는 동해 표기 문제와 관련해 “모든 공해에 단일 명칭을 쓰는 것이 미국의 오랜 정책”이라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미 정부는 지명위원회(BGN)에 의해 결정된 명칭을 사용하며 해당 해역에 대한 BGN의 기준 명칭은 일본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한국은 다른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이 서로 동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IHO에 내놓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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