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에 경고장… 환추시보 “경솔한 행동 하지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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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지 런민일보 자매지 사설 통해 일침

중국 환추(環球)시보가 장거리로켓 발사를 강행한 북한에 대해 “더는 경솔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환추시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의 자매지로서 중국 당국의 의견을 간접적으로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

환추시보는 17일자 사설에서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규탄 의장성명 채택에 찬성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로켓 발사 전에 중국이 한 권고를 무시한 결과이며 김정은 정권 이후 중국이 처음으로 평양의 새 정권에 보내는 공개적 성토”라고 밝혔다. 또 “김정은 정권이 중국의 대북 인식을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중국이 한반도와 북한의 안정을 지지하지만 대국으로서 중국의 대외전략 주머니에 북한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특히 중국의 대북정책을 놓고 ‘북한이 중국을 납치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에 대해 “외부의 잘못된 생각”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중국은 북한이 무슨 짓을 해도 참을 수밖에 없고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비호할 수밖에 없어 사실상 ‘납치’된 신세 아니냐는 일각의 비아냥거림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사설은 “북한이 중국을 납치할 수는 없다”고 단언한 뒤 “국력이 빠르게 상승하는 중국이 하나의 외교적 어려움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가능성은 없다. 북한이 중국을 납치 계략으로 대하려 하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핵 문제에서 북한이 중국의 어려운 입장도 살폈으면 한다”며 3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외교통상부 안팎에서는 이 사설이 중국의 대북정책 기조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의 4·15 태양절 행사 참석을 거부하는 등 의사소통 시도에 응하지 않는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이 내심 분노하고 있다는 소식통들의 전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혜진 외교부 부대변인은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확언하기는 어렵다”며 “중국 사회에서 여러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일종의 (중국 정책) 변화 차원이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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