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2012 4·11총선]강성좌파-촛불주역 대거 입성…‘탄돌이’들 귀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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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는 역대 최고의 ‘강성 국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장과 개성이 매우 강한 정치인이 대거 국회에 입성했다.

민주통합당 송호창 당선자(45·경기 과천-의왕)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 때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곱상한 외모와 함께 강성 발언으로 유명해졌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박원순 시장의 대변인으로 뛰었다.

경기 군포의 이학영 당선자(50)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와 재벌개혁을 주장해온 강성 중의 강성이다. 반(反)유신민주화민족해방을 목표로 결성된 비밀단체인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의 활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979년 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의 집을 털었던 전력이 있다.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경우엔 ‘투쟁력’에 초점을 맞춰 공천했다는 평가가 많다. 은수미 당선자(48·3번)는 1990년 박노해 백태웅 씨와 함께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로맹)’을 결성해 ‘조명혜’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민주당은 ‘비정규직 문제 전문가’여서 영입했다고 밝혔지만 그를 중심으로 17대 총선 직후 열린우리당이 추진했다 접었던 국가보안법 폐지에 다시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사업 반대 시위를 벌여온 장하나 당선자는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의 특징 중 하나는 4년 전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탄돌이’ 중 상당수가 귀환했다는 점이다. 탄돌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에 힘입어 17대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았던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 108명을 일컫는 표현. 18대 총선에서 이들 중 무려 73명이 떨어졌지만 이번에 10여 명이 원내에 재입성했다. 민주당이 ‘열린우리당 시즌2’로 불리는 또 다른 이유가 될 듯하다. 서울에선 민병두(동대문을) 정청래 후보(마포을) 등이, 경기에선 김태년(성남 수정) 김현미 후보(고양 일산서) 등이 다시 금배지를 달았다.

탄돌이의 귀환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복잡하다. 이들이 17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선명한 개혁’을 외치며 기성 질서를 무시한 채 좌충우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 이들은 당선되자마자 당내 실용주의 노선을 공개 비판했다. 한 초선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중진 의원을 가리키며 “군기를 잡겠다고 하면 귀를 물어뜯겠다”고 한 것은 아직도 회자될 정도다. 열린우리당 중진들 중에선 108명의 초선을 ‘108 번뇌’로 부르며 일부러 피해 다니는 이들조차 있었다. 탄핵풍에 힘입어 당선됐지만 노 전 대통령의 인기가 급락하자 상당수가 열린우리당 해체에 참여해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박영선 최재성 의원 등 ‘탄돌이 동문’은 이번에 3선 고지를 밟아 어느덧 핵심 중진으로 성장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4·11총선#탄돌이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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