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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단독]北 보안署 고위간부 잇단 피살

입력 2012-04-02 03:00업데이트 2015-05-22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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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 좋은 평양 중심부서도
주민통제와 처벌 역할 맡아 주민들 원한 커진 탓인 듯
북한에서 최근 주민통제와 감시, 처벌을 담당하고 있는 보안서(경찰) 고위간부들이 피살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핵심계층만 거주해 치안이 가장 좋은 평양 중심부에서도 보안서 간부들이 살해되고 있다.

1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올 초 평양시 동대원구역 보안서 감찰과장이 집에서 노모와 부인, 자녀들과 함께 살해된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은 김정일 애도기간 중 평양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파장이 매우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이 체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주민들을 감시하는 감찰과의 특성상 원한 관계에 의한 복수극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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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평양시 평천구역 보안서장이 밤에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다 괴한이 휘두른 도끼에 맞아 사망했다. 구역 보안서장은 대좌(총경)급으로 한국의 경찰서장에 해당하는 고위 간부다. 이 사건 역시 원한에 의한 복수로 보인다.

북한 양강도 삼지연군 보안서의 이호식 수사과장도 지난해 11월 관내 불법 영상물 시청을 단속하던 중 괴한이 휘두른 도끼에 맞아 크게 다쳤다. 삼지연군은 북한이 혁명성지로 추앙하는 백두산과 김정일 생가가 있는 곳으로 특혜를 많이 받아온 지역이다. 양강도에선 지난해 6월에도 백두산 답사를 위해 왔던 군 정치장교 양성소인 김일성정치대학의 강좌장(준장급)이 도끼에 피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 직후 김정은의 지시로 특수 수사팀이 꾸려졌지만 범인은 잡지 못했다. 숨진 강좌장이 갖고 있던 돈과 신분증, 휴대전화 등이 없어지지 않은 점으로 미뤄 금품을 노린 단순 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에는 함경북도 청진에서 밤에 자전거를 타고 가던 수남구역 전 보안서장이 괴한들이 던진 돌에 맞아 숨졌다.

북한에선 권력기관 종사자 살해는 체제에 도전하는 중대한 정치적 범죄로 간주된다. 일가친척들까지 가혹한 연좌 처벌을 받기 때문에 이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범죄였다. 따라서 보안서 간부들을 상대로 한 살인사건이 늘고 있는 것은 주민들의 원한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안서는 특성상 일선에서 주민들과 직접 부딪치는 역할을 떠맡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원성을 가장 많이 받는 기관이다. 한 탈북자는 “보안서나 보위부 종사자들은 주민들을 악착같이 갈취하지 않고선 먹고살기 힘든 직업이라 평소 원한을 살 일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하급 보안서원이 살해되는 정도는 아예 이야깃거리도 못돼 그 지역에서만 쉬쉬할 뿐이라고 한다.

보안서 간부들이 피살될 정도로 내부 기강이 흐트러지면서 북한의 범죄율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목할 점은 군인 범죄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양강도 국경경비여단 보천군대대 화전중대장이 마약과 내부 비밀을 중국에 넘기려다 소대장과 함께 체포됐고, 같은 달 평안남도 평성시장에서 굶주린 병사가 빵을 주지 않는다고 장사꾼 할머니를 대낮에 몽둥이로 때려죽인 사건이 대표적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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