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2012 4·11총선/표밭 현장을 가다]<3>‘첫 총선’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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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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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일꾼” vs “정권 심판” vs “충청 정당”

《 19대 총선에서 첫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세종시. 친노(친노무현)의 대표격인 민주통합당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충청권에 기반을 둔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 등 거물급이 맞붙어 관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계 신진 후보도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무산시킨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의 지원을 등에 업고 추격하고 있어 최종 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운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
■ 신진 새누리당 후보

27일 충남 연기군 금남면 대평시장에서 세종시 첫 국회의원 배지에 도전하고 있는 각 당 후보들이 주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제일 위쪽 사진부터 새누리당 신진, 민주통합당 이해찬, 자유선진당 심대평 후보. 세종=변영욱 기자 cut@donga.com
27일 충남 연기군 금남면 대평시장에서 세종시 첫 국회의원 배지에 도전하고 있는 각 당 후보들이 주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제일 위쪽 사진부터 새누리당 신진, 민주통합당 이해찬, 자유선진당 심대평 후보. 세종=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조치원역에서 세종시 건설현장으로 가는 길목 공터. 2층 높이의 컨테이너 박스에 한 남성이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신뢰와 원칙 박근혜! 세종의 미래 신진!”이라는 구호도 눈에 들어왔다. 그 옆으로 몽골 전통가옥인 게르 모양의 작은 천막이 4개 세워져 있다. 새누리당 신진 후보의 선거사무실이다.

신 후보는 처음으로 선거에 나선 정치 신인이다. 그는 “현장을 다녀보니 바닥에 상을 차려놓고 장사하는 분도 많더라”면서 “지역민들이 중앙 정치인의 개인적 야망에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천막사무소는 정치 신인으로서의 ‘낮은 자세’ 선거 콘셉트의 일환이다. 공중목욕탕이 없는 지역에 문화센터를 건립하는 식의 생활형 맞춤 공약으로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거물급 후보의 틈바구니 속에서 ‘지역 일꾼론’은 아직 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낮은 인지도 탓인 듯 선거 초반부터 ‘이해찬 대 심대평’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이에 신 후보 측은 박 위원장이 세종시 원안 사수에 앞장섰다는 점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박 위원장이 16일 세종시를 한 차례 방문한 데 이어 또 다시 지원 사격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위원장의 인기가 신 후보에 대한 지지로 연결될지에 대해선 관측이 갈린다. 대평시장에서 음식점을 하는 한 상인(64)은 “박근혜가 몇 번 다녀가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의원이 누가 되든 박근혜가 세종시를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기사 김규현 씨(45)는 “새누리당은 후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 박 위원장의 인기가 좋아도 국회의원 투표는 별개 아니냐”고 말했다.

:: 신진 후보는 ::


△대전(54) △대전고, 성균관대 행정학과, 서울대 교육학 박사 △국가전략연구소장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세종=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이해찬 민주통합당 후보


‘세종시는 노무현입니다.’ 27일 오전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 캠프(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앞에는 이런 문구가 적힌 노란색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 정부에서 논란을 겪은 세종시 건설계획을 최초로 입안하고 추진한 주체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자신이라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해찬 당선=세종시 발전’이란 점을 강조했다. 오전 충남 청양군 장평면 인력개발업체에서 만난 관계자에게서 “세종시 건설이 지체되면서 일거리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이 후보는 “(내가 당선되면) 총선 지나고 일거리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권 심판론도 잊지 않았다. 이 후보는 연기군 금남면 대평시장에서 기자와 만나 “이번 선거의 핵심은 정권교체를 하자는 것”이라며 “유권자들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다르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요즘 단점으로 꼽히는 날카로운 이미지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정장에 나비넥타이를 매고 선거용 사진을 찍어 지인들을 놀라게 했다. 1970년대 민주화운동 시절 자신을 담당하던 형사가 선거구 내 마을 이장이라는 소식을 듣고는 곧바로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연기군 금남농협에서 만난 이석용 씨(63)는 “누가 지역발전에 기여할지가 중요하다”며 이 후보에게 호감을 보였다. 조치원읍에서 빵집을 하는 김모 씨(51)는 “이 후보는 워낙 거물이라 당선되더라도 서울에만 있을 분 아니냐”고 말했다.

:: 이해찬 후보는 ::


△충남 청양(60) △용산고, 서울대 사회학과 △교육부 장관 △국무총리 △13∼17대 의원(5선) △재단법인 광장 이사장

세종=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심대평 자유선진당 후보


27일 오전 11시 충남 연기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약 1km 떨어진 대평시장. 자유선진당 심대평 후보가 자판을 펼친 상인에게 다가가 악수를 건넸다. 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점퍼를 입었을 뿐 별도의 명함이나 이름이 적힌 어깨띠는 없었다. 그러나 상인과 주민들은 단번에 그의 얼굴을 알아봤다.

심 후보는 충남도지사를 내리 3번 지낸 자타 공인 ‘충청 토박이’다. 18대 총선에는 세종시 이전의 충남 연기-공주에서 63.3%의 득표율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적잖은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24일 한겨레-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에선 심 후보가 22.0%를 얻어 민주통합당의 이해찬 후보에게 10.3%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심 후보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당 대표를 맡다 보니 지역을 비우는 일이 잦았지만 이날은 오전 6시 50분 산악회원 인사를 시작으로 15개 일정을 소화하며 표밭을 누볐다. 심 후보는 “세종시는 심대평이고 심대평은 세종시라고 할 만큼 이곳을 지켜왔고 지켜갈 것”이라면서 “재미만 보고 나갈 세력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12월 대선 승리를 위한 교두보 마련을 위해 충청을 이용하는 세력으로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심 후보의 ‘충청 토박이론’에 대해 연기군 금남리의 임모 씨(73)는 “이 양반을 찍어주자니 식구(의원)가 없어 일을 못할 것 같고 안 찍으려니 충청도 망신 살까봐 고민”이라고 말했다. 조치원시장에서 옷수선점을 하는 한 남성(53)은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된 게 오히려 약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심대평 후보는 ::


△충남 공주(71) △대전고, 서울대 경제학과 △충남도지사 △17, 18대 의원 △자유선진당 대표

세종=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4·11총선#민주통합당#새누리당#세종시#신진#심대평#이해찬#자유선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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