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15]“경기동부연합은 색깔론” 반격 나선 진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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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檢 김선동 기소 항의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앞쪽)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검찰이 같은 당 김선동 의원(뒤쪽)을 기소한 것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정희, 檢 김선동 기소 항의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앞쪽)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검찰이 같은 당 김선동 의원(뒤쪽)을 기소한 것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최근 이정희 공동대표의 서울 관악을 경선 여론조사 조작사건과 관련해 수세에 몰렸던 통합진보당이 역공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과 일부 언론의 비판을 ‘색깔론’으로 되받아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권파 핵심인 ‘경기동부연합’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자 “색깔론과 불법 정치공작에 맞서 싸우겠다”며 전의를 다지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통합진보당 김미희 후보(경기 성남 중원)는 26일 국회 기자회견을 자청해 “경기동부연합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10년 전에 해산된 연대 조직”이라며 “제가 핵심그룹 인사로 꼽힌다는 것은 사실 왜곡과 더불어 명백한 선거방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를 향한 공격은 야권연대를 파탄내고 야권을 분열시키려는 정치공작이다. 시대착오적일뿐만 아니라 야권 전체를 능멸하는 것”이라고 거친 표현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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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공동대표는 초창기 ‘모르쇠’로 일관했던 자세를 바꿔 법적대응까지 거론했다. 이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서 “색깔론 이런 것까지 동원하면서 야권연대를 자꾸 밑에서부터 흔들려는 조짐들이 지금 보수언론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다”며 “제 남편까지 거론하면서 ‘이 조직의 핵심 멤버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통합진보당의 정면 대응은 전날부터 시작됐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공동선대위 대변인들은 25일 ‘새누리당의 야권연대 비난은 대국민 선전포고’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실체도 불분명한 ‘카더라 통신’을 퍼뜨리며 무차별적인 인신공격, 시대착오적인 색깔론 등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통합진보당이 색깔론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배경에는 경기동부연합과 관련된 부정적인 여론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한 인터넷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여론을 끊지 않으면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도 뒤따랐다. 결국 보수세력의 부정적인 음모론이라는 논리로 역공을 취해 난국을 타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세력과의 차별화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 공동대표는 25일 “야권과 진보진영 내 일부 세력이 수구세력의 비열한 색깔공세에 동조하는 데 대해 스스로 돌아보고 힘을 모아야 한다”며 내부 결속을 당부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조윤선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색깔논쟁이 아니라는 것은 국민 모두가 알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 대변인은 “김일성의 신년사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김일성의 초상화 앞에서 묵념하고 회의를 시작하는 분들,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분들, 그런 사람들이 국회에 대거 입성해 원내교섭단체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의 목표”라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의 역공에는 진솔한 자기반성이 없어 여론의 지지를 받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공동대표는 아직까지도 야권연대의 붕괴 위기가 자신의 여론조사 조작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자신을 공격한 세력 탓이라고 치부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잘못에 대한 지적을 색깔공세로 매도하는 옛 운동권의 이분법적인 사고가 대중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 의문”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4·11총선#색깔론#통합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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