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안보정상회의]정상급 인사 58명 개막식 입장 순서-자리 배치 신경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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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눈과 귀 ‘서울 코엑스 회의장’으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행사장에는 하루 종일 수백 명의 내외신기자와 각국 외교관, 행사진행 요원들이 분주히 오갔다.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 2년에 열리는 이번 회의를 위해 정부는 행사장 주변은 물론이고 서울시내 중심지 곳곳에 경찰 등 경호인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린 이번 행사의 핵심 무대인 코엑스 3층의 회의장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상 의전의 하이라이트인 개막식 입장 순서도 발표되지 않았다. 정상회의 직전까지 일부 참석자가 바뀌면서 의전 순서와 자리 배치도 계속 조정됐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24일 “당초 참석하려던 아마도 부두 부통령이 갑작스러운 국내 정치 사정으로 한국에 갈 수 없게 돼 그 대신 엑토르 티메르만 외교장관이 참석한다”고 통보했다. 네덜란드와 폴란드도 각각 마르크 뤼터 총리와 발데마르 파블라크 부총리 대신 외교장관과 환경장관이 참석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에 따라 정상이 참석하는 국가는 38개국으로 줄어들었다.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정상회의 직전까지도 각종 변동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바뀌는 의전 서열을 조정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정상회의 개막식 입장 순서와 회의장 및 오·만찬 테이블의 좌석 배치에는 국제관례상 정해진 의전 서열이 있다. 하지만 의장국의 재량과 국가 간 관계, 회의 성격에 따라 조정할 수 있어 순서 배정을 둘러싸고 각국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의전 서열은 보통 국가원수, 행정수반, 국제기구 순이다. 각 그룹 안에서는 취임 순서(국제기구는 설립 연도)가 고려된다. 개막식에 입장할 때에는 역순으로 서열이 높을수록 나중에 들어간다.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가장 나중에 입장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잠정적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6번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53번째로 정해졌다.

4개 국제기구 가운데 유엔이 가장 앞서고 유럽연합(EU)이 두 번째로 정해졌다. EU 측은 “우리는 유럽 27개국을 대표하기 때문에 다른 국제기구와 성격이 다르다”며 서열을 앞세워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 관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은 정상들이 입국하기에 앞서 저마다 다양한 요구사항과 주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의 정상들은 건강을 배려해 의료진을 회의장 인근에 대기시키거나 회의장 안에 세 명으로 제한된 배석자 인력을 추가로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정 불안에 시달리는 일부 국가는 보안에 민감하게 반응해 미국 중국 같은 대국보다 치밀한 경호를 요구하기도 했다. 조지아(옛 그루지야)는 방탄차량을 제공하지 않으면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의 방한이 불가능하다고 밝혀왔다. 또 준비기획단은 영토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정상이 옆자리에 앉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핵안보회의 반대” 3000여명 시위… 찬성 집회도 핵안보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 연합인 ‘민중의 힘’과 민주노총 회원 등 3000여 명(경찰 추산)이 핵안보정상회의와 제주 해군기지 건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를 열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묘공원에서는 원자력단체총연합회와 한국시민단체협의회가 함께 발족한 ‘미래에너지연대’ 주최로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행사도 열렸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핵안보회의 반대” 3000여명 시위… 찬성 집회도 핵안보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 연합인 ‘민중의 힘’과 민주노총 회원 등 3000여 명(경찰 추산)이 핵안보정상회의와 제주 해군기지 건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를 열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묘공원에서는 원자력단체총연합회와 한국시민단체협의회가 함께 발족한 ‘미래에너지연대’ 주최로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행사도 열렸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편 코엑스 1층에 마련된 미디어센터는 25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좌석 1300여 개와 방송부스 100여 개를 갖춘 미디어센터는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이다.

취재등록을 한 내외신기자 3700명은 이틀간 이곳에서 핵안보정상회의는 물론이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등 현안을 둘러싸고 열리는 다양한 양자 정상회담 내용을 전 세계로 내보낸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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