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잇단 대남위협에 金국방 “北 도발땐 10배로 사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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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우린 도발 기다리고 있다”… 北 잇단 대남위협에 초강경 ‘경고 메시지’

“北도발 응징” 연평도로… “해군기지 안돼” 제주도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7일 오전 서해 연평도 해병부대를 방문해 군사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김 장관은 북한이 도발할 경우 강력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오후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 현장을 전격 방문해 “야권 연대를 이뤄 총선에서 승리해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방부 제공·서귀포=이훈구 기자 ufo@donga.com
“北도발 응징” 연평도로… “해군기지 안돼” 제주도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7일 오전 서해 연평도 해병부대를 방문해 군사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김 장관은 북한이 도발할 경우 강력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오후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 현장을 전격 방문해 “야권 연대를 이뤄 총선에서 승리해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방부 제공·서귀포=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적이 도발하면 사격량의 10배까지 대응 사격하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의 ‘복수’ 차원에서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응징하라.”

7일 오전 헬기를 타고 서해 연평도 해병부대를 찾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목소리는 노기를 띤 듯 떨렸다. 김 장관은 국방 수장으로서 다시는 북한의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천명하며 초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북이 도발하면 ‘선(先)조치, 후(後)보고’ 원칙에 따라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도발 원점과 지원부대까지 응징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자동으로 응징하라. 굴복할 때까지 철저히 응징하라”고 해병 지휘관들에게 거듭 당부했다.

또 김 장관은 장병들이 확고한 대적관을 갖도록 주문했다. 그는 “3월은 천안함 폭침을 응징하는 달이다. 군인에게 제일 중요한 건 적에 대한 적개심과 복수심이다. 반드시 복수해야 한다”며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평화를 지킬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인천의 한 군부대 생활관에 대적관 구호가 담긴 김정일 김정은 부자 사진이 부착된 것을 문제 삼아 연일 이명박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방하면서 대남 위협을 쏟아내는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경고 메시지로도 풀이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김 장관이 ‘복수’ ‘굴복’ ‘적개심’ 등 전례 없이 강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천안함 폭침 2년(26일)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합참 고위 관계자는 “김 장관의 발언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며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을 기다리고 있다. 도발할 경우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할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당정군 고위 간부들은 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군중대회에서 이 대통령과 김 장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미친 개’ ‘찢어죽이자’ ‘청와대 불바다’ 등 갖은 욕설과 위협을 퍼부었다. 조선중앙TV는 6일 두 사람의 실명이 적힌 표적지에 사격을 하거나 흉기를 던지는 북한군의 훈련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김 장관은 해병연평부대 지휘통제실과 대포병레이더, 전방관측소 등을 점검한 뒤 “김정은 지도체제의 조기 정착과 내부의 불안정한 갈등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북한은 반드시 철저히 계산된 대남 도발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김 장관의 연평도 방문은 지난달 26일 김정은이 4군단의 연평도 도발 부대를 방문한 데 따른 대응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내부 결속을 위해 이달 말에 열리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나 다음 달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을 전후해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서북도서 인근 부대의 포 사격훈련을 평소보다 서너 배 강화해 군 당국이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0년 8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 일제타격식(TOT) 사격훈련을 한 지 석 달 만에 연평도 도발을 감행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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