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치철학 도대체 뭔가”… 날 세운 박근혜의 ‘작심 공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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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추진했던 한미 FTA-제주해군기지 반대 이해 안가”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에 대해 “도대체 정치철학이 뭔가”라며 직설적으로 공격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 상임고문이 4·11총선에서 당선되면 야권 대선주자로서 입지가 넓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패널의 질문에 “이분에 대해서는 최근 의아한 부분이 있다”고 운을 뗀 뒤 이같이 말했다. 정수장학회 문제를 앞세워 자신을 집중 공격하는 문 상임고문에 대해 반격에 나선 것이다.

그는 강한 어조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비서실장이었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추구하는 가치나 정치철학, 정책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는 분”이라면서 “그런데 최근에 보면 노 전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추진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라든가 제주해군기지에 대해 반대하는 부분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선 “국민의 새로운 바람에 귀를 열고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훌륭하다”고 긍정 평가해 대조를 이뤘다.

박 위원장이 문 상임고문과 대립각을 세운 것엔 4·11총선을 ‘박근혜 대 문재인’의 대결로 끌고 가기 위한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에선 ‘친박(친박근혜) 대 친노(친노무현)’ 구도가 야권의 이명박 정부 심판론에서 벗어날 수 있어 괜찮은 전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박 위원장이 민주당의 ‘이명박 조수석론’에 대해 “야당은 공동책임론을 얘기할 자격이 없다. 저를 당 안팎에서 ‘여당 내의 야당’이라고 불렀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광우병 촛불시위, 세종시 논란 등 현 정부에 반기를 든 사례도 열거했다.

박 위원장은 이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 비리에 대해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 잘못이 발견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 대책도 중요하다”면서 당 대표 시절 추진한 ‘상설 특별검사제’를 언급했다. 새누리당은 상설 특검제를 포함한 고위 공직자의 비리 근절 방안 등을 총선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공천 과정에서 낙천한 친이(친이명박)계의 반발에 대해선 “공천 심사에서 친이, 친박의 개념은 없었다”면서 “탈락이 많아 저도 안타깝지만 당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공천이 확정된 후보에 대한 지원 발언도 아끼지 않았다. 부산 사상의 손수조 후보에 대해 “젊은 패기로 선택을 받으면 지역 발전을 위해 좋은 역할을 할 젊은이”라고 평가했고 서울 종로의 홍사덕 의원에 대해선 “‘정치1번지’에 걸맞게 종로를 대표할 적임자”라고 했다. 광주 서구을의 이정현 의원에 대해서도 “이번에 잘되면 호남 인재 발굴에 탄력을 받지 않겠느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상임고문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귀를 열고 소통하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제) 정치철학”이라며 “거꾸로 그냥 무시하고 마구 밀어붙이는 것이 박 위원장의 정치철학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주요 발언 내용


● 정수장학회, 장물이라면 오래전에 끝장났겠죠
● 안철수 원장, 소통 위해 노력하는 모습 훌륭해
●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 수사하고 책임 물어야
● 친이-친박 구분 없어… MB 탈당은 해법 아니다


▲동영상=박근혜, 문재인에 날선 비판 “정치철학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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