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지’ 분류된 전여옥 “박근혜 그릇 이정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5일 11시 19분


코멘트

새누리 추가 전략지 발표…당내 거센 반발
친이계 다수.."이재오만 남겨놓고 싹 자르려는 것"
전여옥 "`박근혜 그릇' 이것 밖에 안돼", 당측 "국민만 바라본 공천"

동아일보 DB
동아일보 DB
새누리당이 5일 추가 전략공천지역으로 13곳을 발표하자 해당 지역 의원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이번 전략지역 발표가 '현역 하위 25% 컷오프' 조사 직후 이뤄져 전략지역에 속한 의원들이 '컷오프' 대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공천 후폭풍'이 본격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일부 의원은 전략지역 공천 결과 '공천 탈락'으로 확정될 경우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어 4·11 총선을 앞두고 당 전체가 분열 및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전략지역에 서울 영등포갑(전여옥), 성동갑(진수희), 도봉갑(신지호), 대구 북구갑(이명규), 경기 수원을(정미경) 등 친이(친이명박) 지역구가 다수 포함돼 친이계의 '공천 보복' 주장이 잇따를 수도 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향해 쓴소리를 해온 전여옥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컷오프에 걸린 것도 아니고 경쟁력도 뛰어난 것으로 파악했는데, 영등포갑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것은 분명한 정치적 보복이며, 새누리당이 '박근혜 사당'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것이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그릇"이라면서 "하지만 구질구질하게 정치하지 않을 것이며, 그런 차원에서 무소속으로 절대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지호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론조사 결과 2위 후보를 28%포인트 차이로 앞섰는데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관련 자료를 떳떳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며, '신지호 죽이기'라면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차 여의도 연구소의 ARS 여론조사도 직접 확인한 바는 아니나 권영세 사무총장 본인의 수치가 너무 좋지 않게 나왔기 때문에 반영치 않기로 했다는 풍문이 여의도 바닥에 쫙 퍼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특정인을 죽이기 위한 보복공천이 아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남 거제 공천에서 탈락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도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을 빌미로 한 1인 쿠데타적인 공천 사기극"이라고 반발했다.

김 씨는 "모든 것을 동원해 싸우겠다. 무소속도, 제3당과의 접촉도 가능하다"면서 "(친박근혜계가) 교활하고 분열 공작적으로 친박 반대인사를 일부 상징적 인물만살리고 나머지는 다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가 과거와 단절한다고 했는데 참 가소로운 일이다. 박정희 군사 쿠데타 시절부터 반성, 사죄하고 들어가야 한다"면서 "제 아버지 김영삼이 박정희와 박근혜를 그렇게 비판하지 않았다면 제가 이렇게 됐겠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친이계 핵심이자 이재오 의원의 측근인 진수희 의원도 "확인 결과 저는 컷오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데 마치 대상인 것처럼 보도하고 전략지역으로 발표하는 것에 뭔가 배경이 있지 않나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25% 컷오프 명단을 공개해야 하고 이를 위해 활용한 여론조사 결과도 함께 공개해야 여러 후보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원내수석부대표로 활동 중인 이명규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내가 26%를, 2위 후보가 8%를 획득, 18%포인트 차이로 앞선 상황인데 왜 전략지역으로 선정됐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며 "다만 전략지역이라도 현역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니 기다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경 의원은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 직접 찾아가 물어볼 것"이라며 여의도로 황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한 친이계 의원은 "친이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만 살려놓고, 친이계의 싹은 모두 잘라내겠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서용교 수석부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쇄신 앞에 친이 친박은 없다"며 "이번 공천은 국민만 바라보고 가는 공천"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