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관계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 병역 의혹과 관련해 “박 씨가 제출한 자기공명영상(MRI)을 토대로 직접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실시했고 두 사진은 동일 인물의 것이라는 게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병무청 징병전담의 A 씨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박 씨가 병무청에 제출한 MRI 사진이 강 의원이 공개한 것과 일치한다”고 확인했다. A 씨는 “박 씨의 병역 등급 판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어 징병전담의들을 모아 박 씨가 제출한 MRI와 재검 당시 촬영한 CT 필름을 두 차례 이상 대조한 결과 등 부위 지방, 배 둘레, 얼굴 형태 등 모든 부위가 일치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정형외과 신경의학과 영상의학과 전담의 등 10명이 함께 보고 내린 결론이라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A 씨에 따르면 병무청에서 재검을 받을 때는 입구에서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을 거친 뒤 당일 사진을 찍어 전산에 등록하며 담당의들은 당일 등록된 사진과 피검사자의 얼굴을 일일이 대조한 뒤 검사를 진행한다. CT실에 들어가기 전에도 방사선사가 피검사자의 얼굴을 한 번 더 확인한 뒤 CT를 촬영한다. 박 씨는 지난해 12월 27일 재검을 받았다. 현재 병무청 전산에 등록된 박 씨의 사진은 본인의 얼굴사진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병무청 서울사무소가 CT실 앞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까지 분석해 그 시각에 CT를 촬영한 인물이 박 씨 본인이 맞는다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A 씨는 “CT 사진까지 바꿔치기하려면 방사선사를 속이거나 매수해야 하는데 그 ‘작전’이 성공할 확률은 옴부즈맨(내부행정감찰관)까지 감시하는 상황에서 제로에 가깝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병무청은 이날 박 씨 측에 ‘MRI 사진 등 징병검사 자료를 공개할 수 있도록 동의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박 씨가 스스로 자료를 공개하겠다며 병무청이 나서 자료를 공개하는 것에는 반대한 것이다. 이에 병무청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강용석 의원(무소속)이 제기한 박 씨의 병역비리 의혹이 확산되며 병무행정 전반에 의혹과 불신이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박 씨가 징병검사 자료를 공개하는 것과 동시에 병무청에서도 이 자료를 언론에 공개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반론보도문]
본보는 2월 22일자 A1·3면에 박원순 시장 아들에게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한 담당 의사가 박 시장 아들의 MRI 사진에 대해 “박 씨 체구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사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담당 의사는 “박 씨 같은 체형에서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의학적으로는 가능한 MRI 사진이다”라고 말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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