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3층… 1, 2층에 전시실… 산업화 업적 영상-유품 공개
모든 안내문 한글로만 제작… “외국인 어떻게 보나” 지적도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이 21일 모습을 드러냈다. 1999년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가 사업을 추진한 지 13년 만이다.
박정희기념사업회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 전 대통령 기념관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관 개관식을 열었다.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 1층 제2전시관 ‘박정희 대통령 시대의 종합발전상’ 전시구역에 들어서자 벽면에 붙은 스크린에서 경부고속도로 건설 현장을 방문한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이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유리 바닥 아래 남한 국토 모형에 있는 경부고속도로에서는 불빛이 반짝였다. 중화학공업단지 개발 장면으로 화면이 바뀌자 이번에는 박 전 대통령 시대에 건설된 공업단지들이 있는 곳에서 불빛이 떠올랐다.
기념·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의 업적과 관련된 영상을 비롯해 각종 모형과 유품으로 채워졌다. 총면적 5290m²(약 1600평)에 3층 규모로 지어진 기념관 1층과 2층에는 전시실이 마련됐고, 올여름에는 2층 일부와 3층에 도서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기념·도서관을 찾은 이명화 씨(54·여)는 “1층을 들어서자 보이는 ‘내 일생(一生) 조국(祖國)과 민족(民族)을 위(爲)하여’라는 글귀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각 전시실에 있는 안내문이 한글로만 돼 있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영어 안내문을 만드는 등 보완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기념·도서관이 문을 열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1999년 기념사업회가 생기면서 시작된 기념·도서관 건축사업은 2001년 국고보조금 200억 원 지원이 결정된 뒤 본격화됐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들어 국고보조금 사용 승인이 거절돼 사업이 지연됐다. 2005년에는 국고보조금 전액이 취소됐다. 이어 기념사업회는 ‘취소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정다툼 끝에 2009년 국고보조금 사용을 승인 받아 기념·도서관을 완공했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어렵게 문을 연 만큼) 젊은 세대와 후손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어떻게 근대화를 이뤘는지 보고 느낄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진보적 시민단체 회원 80여 명은 이날 기념·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념관 건립은 혈세로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것”이라며 “기념관을 폐쇄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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