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14년 3개월만에 ‘간판’ 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비대위 당명 개정안 의결… 사흘간 국민공모→30일 확정
공천委 3분의2 외부인사로… 다음주 중반에 명단 발표

한나라당이라는 당명이 14년 3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당명을 바꾸기로 의결했다. 현 당명은 15대 대선을 앞둔 1997년 11월 신한국당과 ‘꼬마 민주당’의 합당으로 탄생했다. 한국 정당사에서 민주공화당(17년 6개월)에 이어 두 번째로 장수해 온 당명이다.

비대위는 4·11총선 일정을 고려해 당명 개정을 속전속결로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27∼29일 국민공모를 통해 새 당명에 대한 의견을 접수하기로 했다. 이를 참고해 당명 후보군을 압축한 뒤 30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새 로고와 함께 새 당명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어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한 뒤 2월 3일이나 6일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잇달아 열어 새 당명이 담긴 당헌 개정안을 확정한다는 것.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을 마치면 다음 달 10일경 한나라당은 새로운 간판을 달게 된다.

비대위는 새 당명에 △대표정당으로서의 의연함 △개혁 의지에 대한 직접적 표현 △2040세대의 감성적 공감대 고려 △정책 소통의 주체로서 국민의 존재감 강조 등 4가지 가이드라인을 설정했다. 당 일각에서는 정당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감안해 당명에서 ‘당(party)’이란 용어를 아예 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또 당의 상징 색깔인 파란색도 바꿀 방침이다.

당명과 로고 등 상징물을 전부 바꾸면서 ‘한나라당 색깔’ 지우기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비대위의 당협위원장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20명 가운데 당명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은 50%로, 유지 의견(38%)보다 우세했다.

이와 함께 비대위는 4·11총선 공천위원회를 11∼13명 규모로 구성하기로 했다. 공천위원의 3분의 2를 외부 인사로 채울 방침이어서 당 내부 위원은 4명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공천위 구성 시기에 대해 “다음 주 중반 공천위원장과 공천위원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위원장은 26일 비공개회의에서 최근 쇄신파와 이상돈 비대위원의 중앙당 개편 및 당 대표 폐지 제안에 제동을 걸었다. 그는 “개혁 취지는 이해하는데 쇄신에 대해선 당장 할 수 있는 게 있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할 게 있다”면서 총선 전 논란이 확대되는 것을 차단했다. 박 위원장은 또 이 위원의 24일 정당개혁안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염두에 둔 듯 “당장 성과물을 내놓으려고 서두르지 말라. 결정되지 않은 것을 언론에 얘기하고 뒤에 해명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한재희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