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서도 예전같지 않은 박근혜… 정치참여 한발 빼는 안철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설연휴 지역민심… 대선주자들 움직임

총선과 대선이라는 큰판을 앞둔 여야 대선주자들은 민심탐방과 정국구상을 화두로 설 연휴를 보냈다. 고향을 찾은 국민들의 설 밥상 이야깃거리 또한 총선과 대선이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미국 방문을 마치고 21일 귀국했으나 여전히 딱 부러진 말을 내놓지 않았다.

○ 설 밥상 최대 화제는 대선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연휴 첫날인 21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을 찾았다. 박 위원장은 런던 올림픽을 6개월 앞두고 강훈련에 들어간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 “운동도 이겨야 된다는 스트레스보다는 재미있고 신나게 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22일부터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 머물며 당 쇄신 구상에 골몰했다. 연휴 직후로 예정된 공천심사위 인선에 집중했다는 후문이다. 외부 인사와의 접촉은 없었다고 한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역 민심 챙기기에 주력했다. 정 전 대표는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의 재래시장 등을 둘러봤다. 김 지사는 21일 경기 의정부에서 택시기사 체험을 한 뒤 24일에는 지지자들과 함께 관악산에 올랐다.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2일 부산 사상구 괘법동 선거사무실을 개방해 2시간 동안 시민과의 대화를 열었다. 자신의 트위터에는 결혼사진을 올려 넷심을 공략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23일 경기 파주에 있는 부친 묘소를 찾아 성묘를 하는 등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냈다.

설 밥상의 최대 화두는 역시 대선이었다. 동아일보 기자들이 고향으로 내려가 지역 민심을 들어본 결과 ‘박근혜 대세론’은 한풀 꺾이고, ‘안철수 바람’도 조금 잦아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채널A 영상] 한나라 공심위 위원장 될 사람은…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위원장의 쇄신 행보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회사원 윤모 씨(33)는 “개혁 작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정치는 그래도 정치 경력이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그를 옹호한 반면, 최모 씨(66)는 “보수 용어 삭제 논란을 일으키는 걸 보면 과연 대통령이 될까 싶다”고 꼬집었다.

부산·경남(PK)에선 안 원장에 대해 “좋은 이미지이지만, 정치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문 이사장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회사원 배모 씨(31)는 “믿음직스럽다. 정치 경험도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지만, 부산 국제시장에서 수입품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59)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무엇이 차별화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에 대해서는 “쇄신하느라 노력했다” “자신이 한 말을 꼭 지킬 것 같다”고 하면서도 “측근이 문제”라는 비판도 나왔다.

호남에서는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 안철수 정치 참여, 총선이 분수령


안철수 원장은 21일 정치참여 여부에 대해 “(정치권이) 소임을 다하면 굳이 저 같은 사람까지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2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이날 인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서 보니 민주당도 전당대회 잘 치르고 한나라당도 강한 개혁 의지를 가진 것 같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가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으로 출국하던 8일 “열정을 갖고 계속 어려운 일을 이겨나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던 때와 비교하면 한발 물러선 느낌이다.

안 원장은 당분간 재단 설립과 학교일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4월 총선 결과가 안 원장의 정치참여 결심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의 발언을 뒤집어 보면, 기성 정치권의 개혁이 답보하거나 퇴행할 경우 직접 뛰어들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올해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올 것 같은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주어지는 것이지, 제가 시기를 정하거나 택할 수 없는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진유민 인턴기자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