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원 “이재오 얘기가 대단한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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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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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탈당 요구 반발에 재반격
권영진 “이재오는 국민밉상”… 친이계-비대위 감정싸움 확산

이명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탈당 요구를 둘러싼 여권의 내홍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친이(친이명박)계의 핵심인 이재오 의원이 19일 이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인사들을 겨냥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모시고 나가라. 아버지를 호적에서 빼겠느냐”며 날을 세운 데 대해 ‘탈당 요구파’들이 다시 반격에 나서는 등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이 대통령 탈당 필요성을 언급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은 20일 기자들을 만나 “이재오 의원이 얘기하는 것이 대단한 것이냐. 나는 여기 놀러온 사람이 아니다. 그 사람들(친이계)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당이 어렵게) 됐는지 성찰할 상황이다. 내가 상식적으로 판단한 것을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의원이 던진 직구를 그대로 받아친 셈이다.

비대위 정책쇄신분과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권영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재오 선배님. 대통령이 아버지라고요? 지금이 봉건왕조 시대입니까? 너무나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경악합니다. 그런 생각으로 정치하셨으니 정권의 2인자는 되셨지만 세상은 당신을 국민 밉상이라고 하지요”라는 글을 올렸다. 과거 친이계로 분류됐던 권 의원마저 이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친이계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이 의원의 최측근인 진수희 의원은 20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위원장이 비대위를 내세워 (대통령 탈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강력히 제지하지 않는 건 그런(탈당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탈당 요구야말로 책임회피 정치이자 국민 눈속임의 꼼수정치”라며 “4년 전 이명박 후보를 국민이 선택했을 때 ‘무소속 이명박’이 아니라 ‘한나라당 이명박’을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전 대표도 자신의 트위터에 “MB 덕에 국회의원을 한 분들이 MB 탈당을 요구하는 것을 보니 정치가 참 비정하다”고 꼬집었다. 김 비대위원 해임요구안에 서명을 받아온 차명진 의원은 “의원 50명 이상에게 서명을 받아 김 비대위원의 자진 사임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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