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시범 보인 헌정회 前의원들… 사회자 자격 시비로 고성-막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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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장에 목요상씨… “연금 지켜내겠다”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가 10일 회원들 간에 고성과 막말을 주고받는 진통 끝에 신임 회장을 선출했다. 헌정회 회원 400여 명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목요상 전 의원을 회장으로 선출했다.

행사 시작 직후 회장 권한대행으로 사회를 맡은 송현섭 부회장의 자격 문제를 놓고 고성이 오갔다. 한 참석자가 “헌정회 규정에 따르면 회장은 당적을 보유할 수 없는데, 송 부회장은 민주통합당 당원이다. 이 회의는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원로 회원들이 서로 마이크를 잡겠다고 싸웠고, 이 과정에서 “내려와” “조용히 해” “시끄러워” 등의 반말이 난무했다. “(불법 회의했다가) 나중에 소송하고 지×하면 어떻게 할 거냐”는 막말도 들렸다. 일부 회원들은 “18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데 지금 선배라고 시범 보이는 거냐”, “돈봉투 파문으로 국회가 시끄러운데 헌정회라도 자중자애해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행사가 2시간 동안 파행되자 후보로 나선 김봉호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결국 단독 후보가 된 목 전 의원이 신임 회장에 선출됐다. 그는 취임사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 헌정회의 연로지원금(월 120만 원)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며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국회의원 퇴직연금 철회 움직임을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각 당 대표가 입만 열면 구태를 청산한다고 할 때마다 분통이 터진다. 예전에는 여야가 밀고 당겨도 회의가 끝나면 같이 나라를 걱정했는데 지금은 난투 국회, 최루탄 국회다. 무슨 구태를 단절하느냐. 구태를 닮아야 한다”며 현 정치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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