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업그레이드]MB “우리 같이 갑시다”… 45분 연설 45차례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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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5일 0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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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美상하원 합동연설… 의원들과 ‘동맹의 교감’

13년만의 美의회 연설… 의원들 5차례 기립박수로 호응 이명박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도중 미 의원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의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13년 만에 이뤄졌다. 워싱턴=김동주 기자 zoo@donga.com
13년만의 美의회 연설… 의원들 5차례 기립박수로 호응 이명박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도중 미 의원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의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13년 만에 이뤄졌다. 워싱턴=김동주 기자 zoo@donga.com
《 13일 오후 4시(현지 시간)부터 1시간 동안 열린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은 미 의회가 이 대통령의 동반자이자 영원한 친구임을 확인시켜 준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전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킨 미 의회의사당 2층 하원 본회의장에서 상하원 의원을 대상으로 45분 동안 연설하면서 45차례나 박수를 받았다. 이 중 5번은 의원들과 방청객들이 기립박수를 쳤다. 연설 도중 박수가 이어지면서 연설 시간은 당초 예정 시간인 30분을 훨씬 넘긴 45분이나 걸렸다. 그동안 한미 FTA 법안 통과를 놓고 의원들 간에 팽팽하게 맞섰던 긴장감은 이날 하원 본회의장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45차례의 박수는 버락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한 외국 국가원수 6명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이전 최다 기록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받은 26차례였다. 》
이날 오후 4시 하원 본회의장에는 ‘의장님, 이명박 한국 대통령이 입장합니다’라는 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울려 퍼졌다. 이어 이 대통령이 상하원 의원들과 방청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2층 하원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미 의회는 이 대통령을 맞는 영접의원단 35명을 꾸려 이 대통령 뒤에 입장하도록 했다. 상원에선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와 존 케리 외교위원장, 짐 웹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 리처드 루거 외교위 간사 등 11명이 이 대통령 뒤를 따라 들어왔다.

또 하원의원으론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와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원내총무, 샌디 레빈 세입위원회 간사, 에릭 캔터 공화당 원내대표, 데이브 캠프 세입위원장 등 24명이 이 대통령을 영접했다. 상원과 하원의 실력자들이 대거 출동한 것이다. 당연직 상원의장인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의장석에 미리 앉아 이 대통령을 반갑게 맞았다. 미국은 부통령이 상원의원 출신이 아니어도 당연직 상원의장을 맡으며 투표권은 없고 캐스팅보트가 있다.

베이너 하원의장의 소개를 받은 이 대통령은 한국말로 연설했다.

먼저 이 대통령이 “어젯밤 한미 FTA를 상하원 의회 지도부의 각별한 노력과 의원 여러분의 전폭적인 지지로 전례 없이 신속하게 통과시켜 준 것을 높이 평가하고 경의를 표한다”고 하자 앞자리에 앉아 있던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박수를 치기 시작하면서 첫 번째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 이 대통령은 “미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친구이며 동맹이자 동반자”라며 “우리 같이 갑시다”라고 말하자 다시 박수가 이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아침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에서 연 공식 환영행사 때 사용한 ‘같이 갑시다’를 똑같이 쓰면서 일체감을 강조한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이 “주한미군 2만8500명의 헌신에 감사드리며 한국의 자유 수호를 위해 희생한 여러분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의 신의를 지켜나가는 데 대해 깊이 감사한다”고 하자 우렁찬 박수가 이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이 존 코니어스 의원과 찰스 랭걸 의원, 샘 존슨 의원, 하워드 코블 의원 등 참전용사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자 의원들은 함성을 지르며 참전용사 의원들 주변을 에워싸며 한참 동안 기립박수를 쳤다. 3층 방청석에선 김윤옥 여사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사람도 줄을 이었다.

이날 이 대통령 입장 시간이 다가오는데도 435석의 하원 본회의장 의석에 빈자리가 많이 남아 있자 미 의원의 보좌관들과 인턴 등이 대거 들어와 자리를 메웠다. 이 대통령을 수행한 장관과 주미 한국대사관 직원들도 의원석에 앉았다. 의장석을 중심으로 6개 열의 의원석 가운데 양쪽 끝 2개 열은 각각 한국 측 수행원과 미국 의원들의 보좌관 등이 거의 다 메운 셈이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다른 정상들의 의회연설에서도 빈자리가 많았으며 대개 이런 식으로 자리를 메운다”고 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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