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후보되면 박근혜 지원 구할 것”

서울시장 보선 출마선언… “생활특별시 만들겠다”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은 23일 “모두가 행복한 도시, 생활특별시를 만들겠다”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나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활특별시란) 생활 속의 불편 불안 불쾌를 없애고 가족이 행복한 서울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나 최고위원이 출마를 공식화함에 따라 이석연 변호사와의 단일화 힘겨루기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나 최고위원은 범여권 후보 단일화 전망에 대해 “정치권이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직전으로, 우리끼리의 싸움에 매몰돼 우리만의 정치를 하는 것으로 국민은 생각하고 있다”며 “이 변호사와 시민단체들이 희망하는 가치가 한나라당의 가치와 크게 다르지 않기에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 “당의 공식 후보가 되면 조언을 구할 것”이라며 “(저의) 바람은 이번 재·보선에서 지원해주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박근혜)진영에선 무상급식에 대한 나 최고위원의 태도에 뚜렷한 변화가 있어야 박 전 대표가 지원할 명분이 생길 것이란 분위기다. 나 최고위원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백제의) 계백 장군처럼 혼자 싸우다 죽게 해서는 안 된다”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옹호했었다. 또 “오 시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 박 전 대표가 도와줄 줄 알았는데 전혀 움직임이 없다. 당원이든 의원이든 (주민투표 지원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지 않으냐”며 박 전 대표에 각을 세우기도 했다.

나 최고위원은 다만 오 전 시장에 대해 “소통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나 최고위원이 ‘생활형 복지’를 강조하며 “전시성 예산을 줄이겠다”고 한 것 역시 ‘디자인서울’을 주창한 오 전 시장과 차별화된 행보를 걷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는 출마선언문에서 “저는 소신과 원칙이 뚜렷한 사람이나 제 생각만 고집하지는 않겠다”고 밝혀 전면 무상급식과 관련한 태도 변화를 뜻하는 게 아닌가 하는 해석도 나왔다. 그는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원칙과 소신에 변함이 없다. 그러나 지난 주민투표 때 개함을 못했는데 그 뜻을 잘 헤아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 변호사의 추대위원장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이 변호사 측 인사들과 다각적으로 접촉해 단일화 및 연대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경선 후보로 등록한 김충환 의원과 나 최고위원 간 경선 방식 등에 대해서 는 25일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어 결정할 방침이다. 김 의원은 “맥 빠진 추대형식이나 여론조사에 의해 후보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