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재외국민 투표, 고향사람 찍을거면 손떼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2일 12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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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회원국 포함 뒷얘기 소개..뉴욕서 동포간담회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 도입되는 재외국민 투표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주문하고, G20 국가로 진입하게 된 배경을 비롯해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발전한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양대 선거를 의식한 듯 "이제 선거철이다. (우리나라 선거 문화가) 아직 선진화가 좀 덜됐다고 할 수 있다"면서 "세계 최고의 도시에서 성공한 긍지를 갖고 참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역적으로 호남과 영남이라는 생각을 갖지 말아야 한다"면서 "누가 하면 나라가 잘될지 (생각해서) 일꾼을 뽑아줘야지, 고향 지역에 따라 찍을 거면 국내 와서 사시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투표에) 가담하는 분 있으면 오늘부터 손 떼라"라면서 "미국 사람들이 볼 때 `한국 돌아가지 왜 여기 왔나' 할 수 있다. 한 단계 높은 의식을, 뉴욕에 걸맞은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뉴욕 한인회장이 동포사회에서 재외국민 선거제도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하자 답한 것으로 우리나라 선거의 고질병인 지역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 이 대통령은 미국이 6·25전쟁에 참전했던 것을 떠올리며 "세계 어떤 나라가 남의 전쟁에 와서 3만5000명씩 죽겠나. 미국은 위대한 나라"라면서 "미국은 남의 나라에 와서 민주·자유·인권을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바친 나라로서 위대함을 많이 배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또 "21세기도 미국이 지도자 국가로 남아 있기 바란다"면서 "미국은 사실 경제가 만만치 않지만 결국 극복할 것이고, 21세기에도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지도자 국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내다봤다.

유럽 국가들의 반대에도 우리나라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포함된 뒷얘기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G20을 만들 때 대한민국을 넣느냐 마느냐 굉장한 논쟁이 있었다"면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도와주는 나라로 된 모범적인 국가'라고 해 유럽 등 많은 국가의 반대에도 멤버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어떤 나라가 가장 반대했는지 나라 이름은 안대겠다"면서 "그 대통령이 나중에 나에게 (대한민국이 참여하도록) 지원했다고 하더라"고 해 웃음이 터졌다.

이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은 큰일 날 듯하면서도 한 번도 후퇴해본 적이 없이 전진했다"면서 "그런 점에서 참 위대한 국민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아니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옛날엔 내가 만나고자 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세계 정상들이 나를 만나려고 줄을 서야 한다"면서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이 이렇게 달라졌구나' 생각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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