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빅매치 관심…너무 나간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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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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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잘해 다음 단계 갈수도”… 朴측 “대선 출마 뜻 아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방문한 박원순 변호사. 박 변호사는 민주당 입당 문제에 대해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방문한 박원순 변호사. 박 변호사는 민주당 입당 문제에 대해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범야권 통합 후보로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는 14일 “민주당이 국민이 기대하는 통합 야당으로서 통합과 혁신을 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한다면 기꺼이 함께할 용의가 있다”며 입당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박 변호사는 BBS, SBS, YTN, MBN에 잇달아 출연해 “지금 당장 민주당에 입당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또 그는 “민주당은 정통 야당일 뿐 아니라 서울시의회의 80%가 민주당 출신이어서 민주당과의 협력 없이는 서울시를 제대로 끌고 가는 게 쉽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특히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성공적인 서울시장이 된 이후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를 제대로 해서 다음 단계(대권)로 가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하지만 보통 서울시장 그러면 대권으로 가는 하나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 잘못”이라고도 했다. ‘다음 단계로 가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 것은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선거를 ‘양보’한 것을 두고 두 사람이 대선과 서울시장 선거를 놓고 ‘역할 분담’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뒤집는 발언이다.

그러나 아직 서울시장 야권 통합 후보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치권에선 박 변호사의 언급을 두고 ‘너무 나간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논란이 일자 박 변호사 측 관계자는 “전임 시장들이 서울시장 자리를 대선 출마를 위한 기반으로 생각하다 보니 전시행정을 하게 되고 혈세를 낭비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지 본인이 대선 출마를 생각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박 변호사는 16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선거사무실을 마련해 본격적으로 선거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18일이나 19일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현 구도대로라면 박 변호사의 본선 진출이 유력하지만 그가 일단 시민사회 후보로서 무소속 출마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당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에 기인한 것이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보 단일화는 필수조건이지만 단일화만 하면 이긴다는 낙관은 독”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출마 선언으로 당내 경선에 김이 빠지면서 당의 역할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에서 “민주당 없는 선거 승리는 있을 수 없다”며 “우리 당의 지도자들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적극 참여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호소했고 정동영 최고위원은 “후보를 포기하는 것은 당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용기도 전략도 없이 뿌리가 내팽개쳐진 채 선거용 떠돌이 정당으로 표류하고 있다”며 “서울시장 경선 성공에 당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천정배 최고위원과 신계륜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이기는 후보’로서는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주소지를 서울로 옮겨놓고 출마를 검토해온 원혜영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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