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준안 투표 무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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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風반성 시늉뿐… 문열자 국회본색

9일로 예정됐던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와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인준 투표가 무산됐다.

국회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어 양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조 후보자에 대한 선출안 등 8건의 인준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본회의가 무산된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이 추천한 양 후보자와 민주당이 추천한 조 후보자의 인준안 처리 순서에 대한 여야 이견 때문이었다.

전날 여야는 2건을 포함해 곽난주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등 모두 8건의 인준안을 일괄 상정해 표결하기로 합의했다. 인준안에 대해 표결을 모두 마친 뒤 결과를 한꺼번에 발표하는 방식이다. 인준안의 일괄 상정은 조 후보자의 선출안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될 가능성을 우려한 민주당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민주당은 내심 동시에 표결하면 조 후보자의 인준 투표에서 한나라당의 협조를 얻어낼 수 있다고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희태 국회의장이 대법원장 예우 차원에서 양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분리해 우선 처리하자고 제안한 게 본회의 무산의 발단이 됐다. 민주당은 “의사일정 합의 위반”이라며 본회의장에 들어갔다가 전원 퇴장했다. 한나라당이 양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민주당 몫으로 추천된 조 후보자 선출안에는 ‘나 몰라라’ 하며 반대표를 던지려는 의도라는 주장이다.

이후 인준안 처리 방식을 놓고 여야 원내지도부 간에 협상이 벌어졌지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원래대로 일괄 상정해 처리하자”고 했으나 이번엔 민주당이 조 후보자 선출안을 먼저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나선 것. 결국 여야 지도부의 독려로 국회의원 참석률이 평소에 비해 낮지 않았지만 본회의는 열리지 못했고 여야 의원들은 50여 분 만에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여야는 15, 16일 본회의를 재소집해 두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야 간에 이견이 큰 만큼 양 후보자 임명동의안만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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