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개인경험, 정책에 영향… 어머니 피살 “비극 되풀이 말아야” 평화정착 고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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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만남… 남북 다시 연결 유라시아 철도 애착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나는 어머니를 잃었다. 당시 퍼스트레이디였던 어머니는 북한의 지령을 받은 암살자의 총탄에 희생되셨다.”

‘포린어페어스’에 실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기고문 ‘새로운 한반도를 향하여’는 이렇게 시작했다. 고 육영수 여사는 그날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조총련계 재일교포 문세광의 저격으로 머리에 중상을 입고 숨졌다.

박 전 대표는 “당시에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슬픔이었지만, 그날 이후로 나는 한반도에서 다시는 그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고 평화가 정착되기를 원했고 또 그것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이라는 ‘정치적 목표’만을 위해 이번 외교안보 구상을 밝힌 게 아니라 어머니의 피살이라는 개인적 상처를 겪으며 오래전부터 남북문제를 고민해왔음을 강조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북한의 핵개발에는 단호히 대처하면서도 경제협력 등을 위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2002년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경험도 소개했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당 운영 방식을 비판하며 탈당한 박 전 대표는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3박 4일 동안 평양을 방문했다.

박 전 대표는 기고문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대화를 나눈 유라시아 철도 프로젝트는 6·25전쟁 이후 단절된 한반도 종단철도를 다시 연결하고 이를 시베리아 횡단철도 및 중국 횡단철도와 연결하는 사업”이라며 이 사업에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만일 철도가 연결되면 이는 남북한 공동 발전과 평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의 사적 체험이 ‘신뢰외교’와 ‘균형정책’을 핵심으로 하는 이번 구상에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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