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산하 41개’ 보고받고 관행 질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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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한번 회의하는 위원회, 총리실이 집합소도 아니고…”

이명박 대통령은 9일 “1년에 한 번 회의하는 위원회라면 만들지 말라”며 주요 현안이 생길 때마다 위원회를 구성하는 관행을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사회적 기업 ‘한빛예술단’ 사무실에서 열린 국민경제대책회의 겸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실제 일을 할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민간의 참여를 강조하다 정부 위원회 중심인 현재의 업무추진 시스템으로 얘기가 옮겨가자 “총리실이 위원회 집합소도 아니고…”라며 이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옆자리에 배석한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에게 “(총리실 산하에) 위원회가 몇 개냐”고 물었다.

모두 41개라는 답변에 이 대통령은 “총리실에서 다 하다 보면 뒤로 밀린다. 총리 임기 중에 한 번도 못 열 수 있다. 총리가 끼고 장관 여러 명 끼는 것보다 민간단체가 중심이 돼서 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대통령 산하에)도 위원회가 10개가 안 되지만 형식적으로 하지 않는다. 위원회를 만들어 매달 체크하는 것 아니면 만들지 말라”고 덧붙였다.

현재 김황식 총리가 위원장으로 돼 있는 총리실 산하 위원회 중 상당수는 서면으로 회의를 대체하거나 간헐적으로만 회의를 여는 실정이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이들 위원회는 황급히 최근 활동 상황과 내용을 점검하느라 분주했다.

총리실 일각에서는 “우리가 위원회를 만들고 싶어 만드느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가 정책 업무를 총리실로 떠넘기다시피 하면서 나온 결과라는 지적이다. 신설 예정인 지식재산위원회도 최근 국회에서 지식재산기본법이 통과된 데 따라 만드는 것이다.

정권 출범 초기 299명이었던 총리실 인원은 각 부처 파견자를 포함해 현재 700명에 육박한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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