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남 전 감사원장(사진)이 제일저축은행 사외이사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제일저축은행은 31일 이종남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중도 퇴임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9월 3일부터 올해 9월 2일까지 1년 임기이지만 3개월 앞서 자진 사퇴한 것이다.
그가 중도 퇴임한 것과 관련해 최근의 부산저축은행 부실사태와 유력 인사들의 로비 정황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의 부산저축은행 관련 로비 정황이 드러나고,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 전력이 구설수에 오른 것을 계기로 권력기관의 전직 유력인사가 저축은행의 사외이사나 감사를 맡는 것에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전 원장은 전두환 정부 시절 검찰총장, 노태우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냈고,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2003년 감사원장으로 일했다. 감사원장에서 물러난 뒤에는 법무법인 세종의 고문변호사로 있었다.
제일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공직에서 퇴직한 유력 인사들의 저축은행 사외이사행이 문제가 되면서 이 전 원장도 심적으로 굉장히 불편해했다”며 “(이 때문에) 임기가 다소 남았지만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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