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MB, 도전적 망발” 베를린제안 거부

남북대화에도 부정적 태도… 민주 “MB 제안은 정치쇼”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초청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에 북한이 이틀 만인 11일 “도전적 망발”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을 통해 이 대통령을 ‘역도’라고 지칭하면서 “핵 포기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우리를 무장 해제시키고 북침 야망을 실현해 보려는 가소로운 망동”이라고 주장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해서도 “남조선을 세계 최대의 핵전쟁 전초기지, 핵 화약고로 만들어 놓고 그 위에서 그 무슨 핵수뇌자회의(핵안보정상회의) 개최요, 뭐요 하고 희떱게(버릇없이) 돌아치는(싸돌아다니는) 것도 가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측이) 끝까지 대결로 나가려는 것이 명백해진 조건에서 우리는 지금까지의 입장을 심중히 고려해보지 않을 수 없다”면서 향후 남북 대화에도 부정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한편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을 “실현 가능성 없는 정치쇼”라고 깎아내렸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날 “여우에게는 호리병을, 두루미에게는 접시를 각각 내놓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