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날개 꺾인 한나라

‘빅3’ 지역 당선자 모두 득표율 51% ‘박빙 승리’김해을 김태호-강원지사 최문순… 순천 김선동

4·27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대패했다. 한나라당 지지성향이 강한 경기 성남시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득표율 51.0%)가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48.3%)를 꺾고 당선됐다.

강원도지사 보선에서도 민주당 최문순 후보(51.1%)가 선거 초반 인지도에서 크게 앞섰던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46.6%)를 꺾으며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성지(聖地)로 불리는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선에서는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51.0%)가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49.0%)를 박빙의 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선에서는 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36.2%)가 무소속 조순용 후보(21.7%)를 꺾고 당선됐다. 민노당은 호남에서 처음으로 지역구 의원을 배출했다.

한나라당은 전통적인 강세지역인 분당과 승리를 자신했던 강원도에서 패배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나아가 중부권의 고전을 예상하는 당소속 의원들의 동요와 반발로 극심한 내홍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한나라당은 28일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도 사퇴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은 분당을과 강원도의 승리를 발판으로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의 전환을 요구할 태세여서 정국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모두 38곳에서 실시된 4·27 재·보선의 전체 투표율은 39.4%로, 2001년 10·26 재·보선(41.9%)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분당을의 투표율은 49.1%를 나타내 2008년 총선 당시 분당 전체 투표율(45.2%)을 뛰어넘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