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1차장에 전재만 주중대사관 공사, 3차장엔 첫 현역 군인 이종명 소장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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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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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정보수집 강화 포석
元원장 유임… 꼬리자르기 논란

이명박 대통령이 4일 국가정보원 1차장에 전재만 주중국 대사관 공사, 3차장에는 육군 소장인 이종명 합동참모본부 민군심리전부장(옛 군사기획부장)을 각각 내정했다.

현역 군인을 전역 절차를 거쳐 국정원 차장으로 인선하는 것은 1998년 국가정보원 시대가 열린 이래 처음이다. 또 외교관 출신의 전 내정자는 광저우(廣州) 총영사를 끝으로 외교부에 사표를 내고 국정원으로 소속을 바꿔 주중 대사관에서 류우익 주중 대사와 함께 근무해 온 ‘중국통’으로 알려졌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인사는 현 정부가 집권 4, 5년차 북한과 중국에 대한 정보 수집 및 공작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내년 강성대국 선포를 예고했고, 같은 해 중국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권력 이양이 예정돼 있다.

특히 3차장은 대북 공작 업무를 책임지는 자리다. 그 자리를 군의 대북 심리전 업무를 총괄해온 현역 군인이 맡게 된 것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원과 군의 정보 수집 및 공작업무가 제각각 이뤄져 온 측면이 있는 만큼 유기적 연관성을 맺도록 하겠다는 의미도 깔려 있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가 올 초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을 위한 ‘아덴 만 여명작전’ 당시 파병부대의 지휘를 실무적으로 총괄해 작전을 성공시킨 점도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사를 놓고 곡절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올 2월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 이후 김남수 3차장 교체설이 유력했다. 2009년 2월부터 장기 재직해온 김숙 1차장도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실제 원세훈 국정원장은 지난달 24일 이 대통령에게 1, 3차장 교체안을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여권 내에선 관리책임을 져야 할 원 원장의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원 원장도 재임 기간 2년을 넘겼지만 이 대통령의 신임이 워낙 두터워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 전재만 1차장 내정자

△부산(56) △서울대 외교학과 △외무고시 13회 △주일 1등서기관 △아태통상과장 △주중국 정무·경제참사관 △주광저우 총영사 △주중국 대사관 공사

○ 이종명 3차장 내정자

△충남 서산(54) △육사 35기 △육군교육사 리더십센터장 △제2작전사 작전처장 △12사단장 △합참 전력발전부장 △합참 군사기획부장(현 민군심리전부장)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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