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언제 한번 봐야지요” 손학규 “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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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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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기념식 앞서 조우… 일각 “회동 제의한 것” 해석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1일 3·1절 기념식장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1일 3·1절 기념식장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최근 청와대 회동 논의가 무산됐던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일 조우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 앞서 독립유공자, 4부 요인, 정당 대표들이 약 20분간 환담한 자리에서였다.

이 대통령은 손 대표를 보자 악수를 하며 “언제 한번 봐야지요”라고 했고, 손 대표는 “네, 네”라고 짧게 답했다. “안녕하십니까”(이 대통령), “건강하시지요”(손 대표) 등의 인사말도 오갔다.

이 대통령은 다과 탁자 앞에 서서 “내가 손 대표를 잘 모셔야죠. (아침) 식사하셨느냐”라고 말하며 케이크를 잘라서 손 대표에게 권하기도 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두 분이 과거부터 가까운 사이 아니냐”고 하자 이 대통령은 “(우리가) 정치만 안 했으면 되게 친했을 텐데…. (정치를 하면) 마음에 없는 이야기를 해서…. 허허”라며 웃었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2002∼2006년 나란히 한나라당 소속으로 각각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곁에서 “조건 걸지 말고 만나야죠”라며 손 대표와 어깨를 부딪치며 친근함을 표시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만남이 이 대통령이 손 대표에게 회동을 제의한 것으로 뒤늦게 해석되자 민주당은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가 발언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했고, 손 대표가 회동 제의를 수용한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도록 설명했다는 게 민주당의 반응이었다. 민주당에서는 “‘몰래 카메라’에 당한 느낌이다. 손 대표는 ‘만나자’는 질문이 있었던 것조차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거나 “의례적인 인사에 의례적으로 답변한 건데 이를 공식 회동 제의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이 나왔다.

오해가 확산되자 김희정 대변인은 이날 오후 손 대표 비서실장인 양승조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전후사정을 되짚어가며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양측이 언론에 공개할 발언 내용을 협의했고, 청와대가 ‘회동 제의가 있었다’는 식으로는 언론에 밝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만남을 공개한 것은 두 분의 관계가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좋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지만 또다시 오해가 빚어졌다”며 곤혹스러워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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