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前대표 “MB 임기 40% 남아 박근혜의 현안 언급… 아직은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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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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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前대표의 ‘입’ 이정현의원 홈피에 글

‘대통령 임기 40% 남은 시점, 대선 붐(boom) 경계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사진)이 2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런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200자 원고지로 20장이 넘는 장문의 글에서 최근 정치권과 언론이 박 전 대표에게 각종 현안에 대해 얘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에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자신이 조용하게 있는 것이 대통령께 부담을 드리지 않고 또한 국정을 최대한 돕는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정책의 확정과 예산의 편성·집행 권한이 대통령과 정부에 있는 것이지 평의원인 박 전 대표에게 있지 않다”며 “권한을 가진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국정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우선 이 의원이 현 시점에서 이런 글을 올린 것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예비주자 중 압도적인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박 전 대표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공격과 무관치 않다. 개헌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 견해를 밝히라는 요구가 빗발친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매번 말하고 발표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파장과 반향이 뒤따를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앞으로 의견을 밝히며)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할 때가 있을 텐데, 그러면 현실적으로 다시 행보를 중단하거나 멈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 대선 조기 경쟁은 바로 불붙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의 글은 다목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하다. 글의 주요 대목마다 ‘박 전 대표는 이렇게 보는 것 같다’는 표현이 들어 있어 사실상 박 전 대표의 의중이 실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글을 올리기 전에 박 전 대표와 상의한 것은 아니지만 평소 많은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박 전 대표의 생각에 근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만 말했다.

우선 박 전 대표 측은 어떤 얘기를 하건 시비에 휘말릴 게 뻔하다는 판단을 하는 듯하다. 이 의원이 일관되게 강조한 부분도 쟁점 현안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박 전 대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이었다.

박 전 대표 측은 ‘대세론’ 논쟁이 너무 일찍 불거지는 것도 박 전 대표는 물론이고 현 정권에도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은 현 시점에서 이 대통령과 대립하는 것은 정권뿐 아니라 박 전 대표에게도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의원도 글에서 “현 정부의 성공, 정권 재창출은 한나라당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박 전 대표의 ‘침묵’에는 2007년 대선 경선 결과에 승복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성공한 정부가 되도록 부담 안 주고 조용히 협조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경선 승복이 아니겠느냐”며 “현 정부의 성공, 정권 재창출은 한나라당의 과제이며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은 지난 대선 경선 때 끝났고 한나라당에는 범(汎)한나라당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일정 기간 침묵 모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 지도부를 중심으로 각종 선거를 잘 치러냈다”고 썼다. 이는 눈앞에 닥친 4·27 재·보궐선거에서도 박 전 대표가 지원유세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일부 측근들은 “박 전 대표가 현안에 대해 언급하는 시점이 바로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서는 때가 될 것”이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될 수도 있지만 총선 이후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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