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뇌부 3軍 균형 인사 법제화… 미사일보다 전투기 증강 우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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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개 국방개혁과제 10개로 추린다

국방부가 6일 그동안 논의해 온 국방개혁 과제를 24개의 ‘집중관리 과제’로 압축했다. 집중관리 과제에는 ‘군 수뇌부 의사결정구조 개선’ ‘합동군 사령관 신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개혁 과제는 이달 중 청와대 국방개혁추진점검단의 검토를 거쳐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청와대 검토 과정에서 개혁과제는 바로 실행이 가능한 10여 개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추려낸 73개 국방개혁 과제 가운데 국방부가 ‘집중관리 과제’ 24개를 선정했다. 6개는 청와대가 제안한 것이며 국방부가 간추린 것은 18개”라고 밝혔다.

▼ 국방부 24개로 압축… 이달중 靑 보고후 확정


이 관계자는 “청와대 국방개혁추진점검단이 24개 과제의 타당성 및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고 검토된 안이 대통령에게 보고가 되면 국방개혁 과제는 최종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24개 과제에는 군 가산점제 도입, 장성 감축, 적극적 억제전략 개념 구현, 서북해역사령부 창설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서북해역사령부 창설을 서두르기 위해 4월 먼저 사령부 인사를 낼 방침”이라며 “인사부터 내고 이후 조직을 갖춰야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국방부는 7일 이 대통령에게 24개 과제를 보고하려 했지만 국방개혁추진점검단의 검토 과정이 빠졌다는 청와대의 지적에 따라 대통령 보고가 2월로 미뤄졌다.

정부 관계자는 “국방부가 24개로 압축했지만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고려할 때 모두 실행에 옮기기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추진점검단의 검토에서 실행 가능한 10여 개로 더 압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확정한 24개 과제 중 ‘수뇌부 의사결정구조 개선’ 항목에서는 육해공 3군의 균형 보임을 법제화하도록 했다. 하지만 보임 비율은 향후 추가 논의를 거쳐 확정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는 특정 군이 군 수뇌부를 독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요 정책결정자의 경우 육해공 비율을 1 대 1 대 1로 하고 국방부나 합참의 과장급 이상은 2 대 1 대 1 보임을 명문화하도록 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전력 증강 우선순위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계기로 도입 결정이 내려진 스파이크 미사일을 당초 130여 기에서 90여 기로 줄이고 그 대신 남는 예산을 다른 전력 증강에 사용할 방침이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최근 회의석상에서 “미사일로 폭격하는 것은 도발에 대한 응징 초반 몇몇 군데를 타격해 적에게 위협을 주는 상징성은 있지만 전투기에 더 많은 무기를 탑재해 폭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미사일 도입 수를 줄일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방위산업체가 개발한 스파이크 미사일은 사거리가 25km에 달해 연평도에서 12km 거리에 있는 동굴 속 해안포에 대한 직접 격파사격은 물론이고 영상 유도장치로 산 뒤편에 숨겨진 야포 진지까지 공격할 수 있다. 군은 미사일 한 기당 가격을 8억 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또 한국군의 기갑 위주 전력 증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 장관은 “우리나라 환경에서 전차가 2300여 대씩 필요한지 모르겠다”면서 “한국군이 전차로 북한으로 진격할 상황이 되면 이미 북한군 지상 전력은 한국군의 공군 전력에 대부분 파괴돼 전차가 2300여 대까지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용걸 국방부 차관은 국방 예산 가운데 K-2 전차 전력화와 관련된 것을 후순위로 미뤄두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한국군은 2400여 대의 전차를, 북한군은 4100여 대의 전차를 보유하고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 청와대 국방개혁추진점검단 ::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이행 과정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달 대통령 직속기구로 신설됐다. 단장인 이희원 대통령안보특보를 비롯해 대통령외교안보수석실,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 국방부 국방개혁실 관계자 등 15명 안팎으로 구성돼 있다. 국방개혁추진점검단은 매달 한 차례 대통령에게 국방개혁과제 추진 현황을 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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