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미스터리, 의혹 증폭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일 15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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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호주얼리호 납치 해적들의 범행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 중 하나인 총알에 대한 궁금증이 점점 의혹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석해균 선장(58)의 몸 속에서 제거한 총알에 대해 병원 측과 해경 등 관련 기관의 설명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해적 수사를 맡고 있는 남해지방해양경찰청 고위 간부는 지난달 31일 오후 "해적 수사를 위해 해경이 확보한 총알은 모두 3개"라며 "언론이 보도한 것보다 한개가 적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일부 언론은 "해경이 석 선장의 몸 속에서 제거한 총알 4개를 확보해 정밀감식에 나설 예정이다"고 보도했다.

해경이 증거용으로 확보한 총알의 숫자를 정정하면서 석 선장의 몸에서 제거한 총알의 숫자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석 선장이 한국에 돌아온 직후인 지난달 30일 새벽 응급수술을 실시한 아주대병원 의료진은 "석 선장의 몸에서 총알 2개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만 현지에서 이국종 교수가 수거한 2개를 포함하면 총 4개가 제거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1일 해경 수사본부 관계자는 "4개 가운데 1개를 잃어버렸는지 아니면 다른 상황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인수받은 것은 3발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두 기관의 설명대로라면 석 선장의 몸에서 제거한 총알 4개 중 1개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병원 관계자는 "4개를 제거한 것은 맞으며 모두 (해경에)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석 선장을 쓰러뜨린 총알이 모두 몇 개인지에 대해서도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앞서 병원 측은 지난달 31일 "X선 및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완전한 형태의 총알은 남아있지 않고 파편으로 보이는 물질이 보일 뿐"이라고 발표했다. 다른 병원 관계자도 1일 이같은 상황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총알 파편이 몸 속 깊이 박히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주장이다.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한 무기전문가는 "소총에서 쏜 총알이 벽이나 바닥에 부딪혀 부서진
뒤 사람에 몸 속 깊이 박히는 것은 가능성은 있으나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총상 부위가 6곳이기 때문에 일부는 관통상의 가능성이 높지만 의료진은 "관통상 여부는 의료진이 판단하기가 어렵다"며 자세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관련 기관들의 석연치 않은 발표가 이어지자 인터넷상에서는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AK소총은 파괴력이 강해 관통상이 대부분인데 몸 속에 총알이나 파편이 박힌 것이 의아하다"는 주장이다. 일부는 아군에 의한 권총 피격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아군 피격 가능성은 우리 군이 여러 차례 공식적으로 부인한바 있다. 그러나 마치 지난해 천안함 폭침사건 때처럼 관련 기관의 엇갈린 설명으로 불필요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성호기자 starsky@donga.com
류원식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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