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인사청문회]장관후보 4명 추궁했던 鄭 ‘청문회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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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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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6년 3월 23일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장. 야당인 한나라당의 정병국 의원은 “(김 후보자가) 장관이 돼서 문화예술정책을 변화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장관이나 해보겠다’는 명예욕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판단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추궁했다. 김 후보자가 배우 시절 강연과 글을 통해 당시 노무현 정부의 스크린쿼터제도 축소에 반대해 놓고 장관에 내정된 후에는 “스크린쿼터 축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말을 바꾼 점을 따진 것이다. 당시 김 후보자는 “정부 전체의 결정에 보조를 맞춰 일해야 하는 처지다. 단순한 명예욕으로 장관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고 해명하면서도 곤혹스러워했다.

#2. 2011년 1월 17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장. 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정 후보자가 과거 청문회에서 (김명곤 장관 후보자에게) ‘장관이라도 한번 해보기 위한 거 아니냐’고 질의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본인이) 그런 게 아니냐”고 따졌다. 현직 의원으로 내년 4월 총선에 나가려면 1년 미만의 ‘시한부 장관’이 될 수밖에 없는데도 장관직을 사양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전 의원은 “총선 불출마 선언이라도 해서 조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몰아붙였다. 정 후보자는 5년여 전 자신이 의원석에서 장관 후보자에게 했던 질의가 되돌아오자 별다른 답변을 하지 못했다.

정 후보자가 이날은 자신이 문화부 장관 후보자로 청문회에 참석했지만 그동안에는 인사청문회 청문위원으로 네 차례나 참석했다. 이는 3선 의원인 정 후보자가 16대 초선 의원 때부터 지금까지 11년 동안 줄곧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16, 17대 국회에서는 문화관광위)에서만 활동했기 때문이다.

그는 18대 국회 후반기 문방위원장을 맡아 지난해 8월 신재민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 청문회에서 야당의 공세로 신 후보자가 낙마하는 것을 지켜봤다. 17대 국회 때는 야당 의원으로서 김명곤(2006년 3월) 김종민(2007년 5월) 장관 후보자를 상대로, 정권이 바뀐 뒤에는 유인촌 현 장관(2008년 2월)에 대한 청문회에서 활동했다.

유 장관 청문회 때 정 후보자는 “한나라당이 여당이 됐다고 해서 야당 시절의 청문회 기준과 잣대가 바뀔 수 없다”며 유 장관 부부의 재산 증식 경위를 따졌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번 청문회에서 정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로부터 재산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추궁을 받았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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